직접염기서열분석법 이용 '헤모글로빈 Kansas' 진단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조애린 교수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조애린 교수팀이 헤모글로빈 변이의 한 종류인 '헤모글로빈 Kansas(캔자스) 환자'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단,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영문학술지(Annals of Laboratory medicine)에 보고했다.
'헤모글로빈 Kansas(캔자스) 환자' 진단은 일본·브라질·터키에 이어 세계 네 번째.
헤모글로빈은 적혈구 내에 있는 색소단백질로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헤모글로빈은 HBA와 HBB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 유전자의 변이로 헤모글로빈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
헤모글로빈 변이를 가진 사람은 대개 특별한 증상이나 징후를 보이지 않지만 일부에서 산소친화도 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김명신 교수팀은 A환자(당시 34세)가 첫째 아이 출산 당시 산소포화도가 정상인보다 낮다는 것을 확인, 동맥혈가스검사·심혈관계 검사·호흡기계 검사 등을 시행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낮은 산소포화도에 따른 증상이나 징후가 없어 추적관찰키로 했다.
8년 후 환자는 셋째 아기를 임신한 A환자는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산전 검사를 받았으며, 산소포화도가 낮은 것 외에는 다른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A씨의 셋째 아기가 출생 직후 산소포화도(정상 95∼100%)가 92%까지 떨어졌다.
셋째 아기에게 산소 공급을 하자 산소포화도는 올라갔으나 산소 공급을 중단하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의료진은 환자 가계에 헤모글로빈 문제가 있을 것으로 의심,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에 환자를 의뢰했다.
유전자진단센터는 가계도 추적검사를 통해 환아의 할머니와 아버지가 산소포화도가 낮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헤모글로빈 전기영동 검사로 DNA를 분리, 지중해빈혈 및 혈색소병증을 감별 진단, HBB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다.
김 교수팀은 낱개의 유전자를 각각 분석하는 직접염기서열분석법으로 HBB 유전자의 103번째 아미노산의 치환을 확인하고, 이 점돌연변이로 인해 헤모글로빈 변이의 한 종류의 '헤모글로빈 Kansas(캔자스)'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명신 교수는 "헤모글로빈의 다양한 변이 중 일부는 헤모글로빈 전기영동을 통해 검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며 "직접염기서열분석법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이 이 환자처럼 새로운 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변이를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특이한 돌연변이 희귀질환을 진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치료 가능한 유전변이를 가능한 많이 찾아내 개인에게 적합한 최적의 치료계획을 제공함으로써 부정확한 치료를 방지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SCI 학술지(Annals of Laboratory medicine)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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