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PA 합법화 주장은 환자 기만일 뿐"

대전협 "PA 합법화 주장은 환자 기만일 뿐"

  • 박소영 기자 young214@kma.org
  • 승인 2017.08.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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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환자단체와 PA문제와 환자안전, 의료질 향상 논의
"PA는 환자안전이 아닌 불법수단, 건보 근간 무너뜨리는 것"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만나 "PA를 통한 의료행위는 환자 기만이며, 의료비 절감을 위한 불법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 

대전협은 지난 3일 저녁 7시 환자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병원에서의 전공의 수련환경과 환자 투병환경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 △PA 문제와 환자안전 △의사 인력과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기동훈 대전협회장, 이상형 부회장, 조영대 사무총장과 안기종 환자단체 대표, 한국백혈병환우회 이은영 사무처장,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대표가 참석했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환자들이 바라보는 전공의 모습은 '3불'로 드러났다. 환자단체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동안 전공의라고 하면 '불쌍하고, 불안하고, 불통'이란 내용의 민원이 많았다"고 했다.

대전협은 "공감한다. 이 자리를 통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환자들과 이야기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병원은 전문의를 양성하는 수련병원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하고, 의료행위에 대한 교육과 숙련도를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며, 의료진 한 명당 보는 환자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대전협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대학병원이 수련병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전공의들의 진료나 참관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숙련도에 따른 교육과 백업 시스템은커녕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조차 정립되지 않은 수련교육 프로그램 탓에 숙련도 낮은 전공의가 시술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얼굴도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환자를 보기 때문에 효율적인 진료와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환자단체는 "대학병원이 수련병원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인지할 수 있도록 병원 입구에 큰 게시판을 설치해 공지한다면 환자 인식도 많이 바뀔 것"이라며 "전공의특별법이 제정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원내 전공의 수련환경이나 환자 투병환경은 달라진 것이 많지 않다. 대학병원 내 인력이 부족하다면 더 많은 의사를 채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전협은 "지금까지 수련병원에 대해 많이 알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병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과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에게 진료받는 것을 불안해하는 환자들이 많으신데, 무면허 보조인력인 PA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환자단체는 "현행 법상 PA가 불법임에도 전공의 부족으로 인한 수술 공백 문제와 환자안전 문제 해소를 위해 일부 의료진들이 먼저 PA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때문에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단순한 수술 보조가 아닌 진료나 시술까지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환자단체에서 지금까지 PA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었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인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우리나라 의료제도에서 PA는 환자안전이 아닌 오직 비용 절감을 위해 만들어졌다. PA를 통한 의료행위는 환자에 대한 기만"이라며 "환자들은 자신들이 받는 의료행위가 당연히 의사들이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의료기관들은 현행법상 불법인 PA가 의료행위를 하도록 했다. 이는 건강보험의 기본을 무너뜨린 일이며 보험 계약을 위반함과 동시에 환자들을 속인 것"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축적된 PA 관련 사례들과 우려되는 부분들에 대해 설명하며 "사실 현행 의료법 아래에서 간호 인력들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많다. PA 제도화를 주장하는 쪽에서 명시하고 있는 PA 업무 범위의 대부분은 현재도 간호 인력들이 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PA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붙여서 제도화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그동안의 불법을 합법화 과정을 통해 덮고, PA 업무범위를 확대하려는 꼼수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는 PA 원천금지를 위해서는 우선 ▲수술 시 개복이나 봉합을 1년차 전공의와 10년차 PA 중 누가 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안전한지에 대한 물어보고  ▲현재 3천명 이상의 PA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없어지면 수술 대란이 발생해 결국 그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오지 않겠느냐는 우려와 ▲PA가 등장한 배경이 수술할 의사 인력 부족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의사 인력부터 대폭 증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명쾌한 답부터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협은 "'1년차 전공의보다 10년차 PA가 낫다'는 말로 PA를 합리화하려고 하지만 'PA는 모두 다 10년차만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다. 이는 병원에서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군대에서의 장교와 하사관 관계와 같이 수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의 양성과정에서 그 수련기회를 빼앗아 가는 것이 PA이며, 현재 PA라는 직역은 불법이다. PA 합법화는 환자안전을 포기하고, 대신 비용 절감을 선택하는 것으로써 환자를 더 위험에 빠뜨리게 한다는 사실을 환자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서로 입장 차이는 분명히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환자안전'과 '의료질 향상'이라는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향후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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