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7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및 심포지엄'열려
'금상' 지상윤, 백동우...'은상' 김신아, 최태양 등 수상
'제7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및 심포지엄'이 지난 23일 대한의사협회 동아홀에서 열렸다.
김인호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김봉옥 한국여의사회장·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협회 이사장·윤온강 에세이문학 회장·조정은 에세이스트 편집장 등 의료·문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날 김인호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은 "미래의 의사·의학도들의 마음에 병리학적 현상과 진단, 치료 원칙의 의학지식으로만 가득 찬다면 IT가 지배하는 '의료 로봇 치료'와 뭐가 다를까 우려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응모작 대부분이 그런 의료의 흐름을 알고 있다는 듯 새롭게 마음의 소리를 열고 영혼을 찍어내는 주제를 보여줬다"면서 "의사 된 이후에도 수필 창작에 정진 해주기를 기대 한다"며 기대와 당부를 전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생명을 다루는 의학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자연과학이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면 접근하기 쉽지 않은 학문"이라며 "미래 의사로써 감동과 재미를 주는 수필 문학을 통해 의료인은 물론 일반 국민에까지 위로와 소통의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 드린다"고 격려와 함께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 날 행사는 1·2부로 나눠 열렸다. 1부에서는 권혁웅 교수(한양대 문예창작과)의 '병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강연과 함께 토론이, 2부에서는 '수필공모전 시상식'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공모전이 눈길을 끄는 점은, 지난해 동상을 수상했던 박현진 학생(한양대 의전원 3학년)이 '5년'이라는 작품으로 올해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점이다.
박현진 학생은 "퇴고도 없이 급하게 쓴 글을 제출해 기대하지 않았는데 덥석 이런 상을 받게 돼 당혹감과 함께 감사한 마음이다. 또 한편 먹먹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면서 "당선작을 모두 읽어봤는데 간발의 차이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 심사에 고생해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 드린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금상에 지상윤(충남대 의전원 4학년) '병동에서 만난 역지사지'·백동우(한양의대 1학년) '1989 종이배' ▲은상에는 김신아(한림의대 2학년) '전하고 싶은 마음'·최태양(충남의대 3학년) '이 떨리는 손으로 당신의 손을 다시 잡을 수만 있다면' 등이 수상했다.
또 ▲동상은 신제윤(조선대 의전원 3학년) '최초의 글쓰기'·최세진(서울의대 4학년) '오늘, 나는 반짝이는 빛을 쫓는다'·유은주(인하대 의전원 2학년) '인생, 그리고 여름'·최주연(연세의대 3학년) '떨림의 미학'·정한별(서울의대 1학년) '삶의 연료' 등 5개의 작품이 공동 수상했다.
그밖에 금상에 '박언휘젊은슈바이쳐문학상'과 은상에 '한국여자의사회장상'을 신설해 총 10개 작품을 선정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을 읽는 시간은 행복했다. 솔직하고 절실한 사연들을 적어가는 투명하고 맑은 영혼이 눈에 보이는 듯했고, 이런 시선과 손끝과 가슴이 있어 아픈 이들이 그 지친 몸과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것이구나 싶었다"라고 말문을 연 맹광호 한국의사수필가협회 심사위원장은 "전년도 수상자더라도 다음해 더 높은 상에 선정되면 인정해주는 제도가 있다. 10명의 수상자 가운데 2명(박현진·최태양)이 전년도에 이어 수상하게 됐다. 꾸준히 글을 쓰는 후배 제자·학생들이 많아진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올해 대상작 '5년'을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모두 일치했다. 아버지의 암 진단 후 생존율을 '5년'이란 그래프의 기울기로 구체화 하고 그 기울기에 작가 자신의 절망적인 마음을 표현한 수작"이라고 심사평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