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안아키 한의사 위법 증거 확보"

경찰 "안아키 한의사 위법 증거 확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10.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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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없이 제조·판매...이달 말 검찰 송치 예정"
수사 진행 중에도 새 카페 개설...화상 온수치료 계속 주장

▲ A한의사는 지난 6월 20일 자진폐쇄한 '안아키' 카페 대신 '안아키-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로 바꿔 화상 온수 치료 등을 비롯한 의학적 근거가 없는 치료 정보를 계속해서 제공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고, 오히려 부작용 우려가 큰 화상 환아 온수요법 등을 인터넷 카페(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안아키)를 통해 전파한 A한의사에 대한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안아키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경찰서는 "그동안 A한의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위법행위를 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이달 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한의사는 안아키 카페와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책자 등을 통해 화상 환아에 40℃ 온수 목욕·고열 소아 방치·아토피 환자에게 햇볕 쬐기·영유아 필수예방접종 안 하기·간장으로 비강 세척 등 의학적 근거가 없고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자신만의 치유법을 권유하거나 수두 파티를 권장하기도 했다. 또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제조한 숯가루·능소화 등을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판매했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은 지난해 5월 카페에 제보된 수백 건의 아동학대 증거를 정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보건복지부도 약사법·의료법 등을 위반했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구○○경찰서는 아동학대방지협회의 제보 사진과 자료를 단서로 A한의사가 운영하는 한의원과 숯 가공 업체를 압수 수색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A한의사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지난 6월 20일 자진폐쇄한 '안아키' 카페 대신 '안아키-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로 바꿔 감기·아토피·화상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또 순비누·윤포진액·에센스 등 상업용 화장품 판매 사이트인 안아키랜드로 접속할 수 있도록 바로가기로 연결해 놨다.
 
'새 안아키' 카페에는 안아키 운영자 이름으로 '안아키 화상 온수가 정말 답이네요'·'온수에 담그고 손가락이 신기하게 멀쩡해졌어요'·'15분의 고통 후 흔적도 사라진 화상후기' 등을 비롯해 회원이 게시한 '화상후기-뜨거운물 vs 찬물 화상후기'·'냉수 온수 처치 비교' 등 화상 온수치료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새 안아키' 카페는 9월 7일 개설 초기 1333명의 회원이 10월 24일 현재 5105명으로 늘었다.
 
A한의사는 지난 8월 25일 <화상 치료의 반란-응급조치는 찬물 아닌 따뜻한 물이다>라는 책을 펴내고, 한의원도 다시 여는 등 활동을 재개한 상태.
 
<화상 치료의 반란-응급조치는 찬물 아닌 따뜻한 물이다>에서 A한의사는 "화상의 응급조치는 40도 정도의 물로,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유지해야 하며 이후에도 흔적이 남아 있다면 지속적으로 온찜질을 해주어야 좋다. 40도는 각종 병원균을 사멸시키면서도 피부 상재균은 죽이지 않으며, 표피를 변질시키지 않는 안전한 온도"라며 온수 화상 치료법을 고수하고 있다.
 
"찬물로 응급조치를 하면 손상된 조직으로 통하는 혈관과 림프관 등의 소방 통로가 차단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는 A한의사는 "처음에는 혈액순환의 차단으로 신경 작동이 중지되어 통증이 가라앉고 진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체온을 회복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일시에 많은 혈액과 림프액이 몰려오게 된다. 무균성 염증과 부분 괴사의 조건이 형성된다"면서 "의료기관에서 활용하는 먹는 약물이나 바르는 약물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고 오로지 물과 햇빛이라는 자연적인 재료만으로 화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
 
A한의사가 안아키 활동을 재개하자 대구○○경찰서는 "재범 우려가 크다"며 법원에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는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이 정한 시설기준에 따라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품목별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제조판매품목허가를 받거나 제조판매품목을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한의사는 지난해 진료와 처방 없이 전화로 의약품을 판매한 혐의로 적발, 벌금 300만 원에 약식 기소되기도 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예방 접종을 거부하고 약을 일절 쓰지 말라는 안아키 지침에 따랐다가 기관지 확장증·갑상샘 기능 저하·초등학교 입학도 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진 B양의 부모가 A한의사를 상대로 과실치상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40도 고열이 났는데도 병원에 가지 말고 집에서 해열을 권장해 뇌사 상태에 빠지거나 귀에 고름이 생겼음에도 소금물 관장을 권유해 중이염으로 악화, 수술을 받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http://cafe.naver.com/preventionchildabuse)는 "검증되지 않은 나만의 치료법으로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안아키가 버젓이 카페를 만들고, 책을 내며 활동을 재개했다"면서 "안아키 한의사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보내 달라. 안아키 처방법을 따라했다 효과를 보지 못한 내용도 기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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