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윤 부소장 "피해자 45% 사건 6개월 뒤에도 심리적 후유증"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 10일 해바라기 학술·정책 심포지엄 개최
성폭력 피해자 3명 중 2명은 사건 1개월 후 임상적 관심이 필요한 높은 수준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의 45%는 사건 이후 6개월 시점에서도 높은 수준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여 성폭력 피해로 인한 심리적 후유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현윤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 부소장은 10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서울 용산구 소재)에서 열린 해바라기 학술·정책 심포지엄에서 '성폭력 피해자 지원 연구 결과'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의 심리적 후유증 실태를 공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가 거점센터 개소 3주년을 맞아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여성·아동 폭력피해 중앙지원단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연구 결과, 사건 6개월 시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은 성폭력 사건의 사법적 진행 상황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6개월 시점에서 재판을 마무리한 피해자들은 그렇지 않은 피해자들에 비해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폭력의 가해자가 아는 사람인 경우, 피해자들은 사건 신고를 늦게 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지속적인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한 채 탈락하는 비율이 높았다.
장현윤 부소장은 "가해자가 아는 사람인 경우 성폭력 사건 이후 2차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기 때문에, 피해자가 즉각적인 신고를 꺼리고 피해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상당수는 사건 신고 이후 수사·사법기관·직장·교육기관·가정에서 2차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피해 여성은 "가해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감형을 받는데 사건 이후의 과정에서 가해자가 나에게 했던 2차 가해 행동들은 최종 처분에 반영되지 않는 것을 보고 사회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장 부소장은 "성폭력 피해 이후 공동체의 반응이 성폭력 피해자의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사회적으로 취약하거나 2차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해바라기센터의 문턱을 넘는 것조차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해바라기센터 내방 피해자 1년 추적 결과(이한별 팀장) ▲해바라기센터를 찾는 망상환자 연구(김유진 팀원) ▲피해자 지원 현황 분석(장형윤 부소장)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현황 및 개선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2부 심포지엄에서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현황 및 제언(박은선 여성예술인연대·리슨투더시티 디렉터) ▲종합토론(박혜영 서울해바라기센터 부소장·이현숙 탁틴내일 대표·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신진희 대한법류구조공단 변호사) 등을 통해 문화예술계 성폭력 현황과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정영기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 소장(아주의대 교수·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막연하고 극단적인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피해자들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피해자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근거를 도출하고, 피해자 지원을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는 여성가족부·경기도·경기지방경찰청·아주대병원 등이 협약, 2006년 경기여성 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로 문을 열었다.
2014년 11월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거점)로 전환됐다.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http://www.ggsunflower.or.kr)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 활동은 물론 성폭력 예방을 위한 연구·개발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문의(031-217-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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