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후 빅데이터 자료 제공 요청 모두 '거절'
"당당하다면 민간 보험사 제공만 멈추면 될 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민간 보험사로 국민건강정보를 넘겼다는 논란의 불똥이 의학연구자들에게 튀고 있다.
28일 <의협신문> 취재결과 국감 이후 심평원은 외부로 건강정보 자료를 일절 넘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의 자료요구 거부는 민간 보험사는 물론 대학과 공공연구 목적의 요청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심평원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표본 데이터셋' 52건을 1건 당 30만원을 받고 민간 보험사 8곳과 민간 보험연구기관 2곳에 넘긴 것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데이터는 국민의 진료기록, 건강검진, 처방조제내역, 개인 투약이력 등의 개인정보를 담고 있다.
이에 10월 31일 국감 당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심평원의 빅데이터 제공을 일단 중단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이후 심평원은 건강정보 데이터를 외부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895건의 심평원 건강정보 빅데이터가 연구과제·산업체·표준데이터셋·공공데이터로 제공된 바 있다. 심평원의 빅데이터 제공은 지난 2014년 571건에서 2015년 986건, 지난해 1503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심평원 측은 "국감 논란 이후 어떤 곳의 빅데이터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아무래도 정부 기관이다 보니 논란보다 더 보수적으로 처리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이 민간 보험사에 건강정보를 넘긴 사건에 대해 지난달 시민단체에 이어 대한의사협회도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민간 보험사로 넘어간 국민건강정보가 분석돼 보험가입·보험금 지급 거절 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민간 보험사는 수익을 창출했고 국민건강권는 침해됐다는 설명이다.
심평원 빅데이터를 대학이나 공공연구 분야에서도 제공받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심평원이 심술을 부리는 것"이라며 "떳떳하다면 문제가 된 민영 보험사로의 정보 제공만 막은 채 대학이나 공공연구 분야에는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감사를 통해 잘잘못을 따져보고 잘못이 있으면 시정하고 없다면 그대로 진행하면 되는 일"이라며 "대학과 공공연구까지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