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은협약(미나마타협약)에 따라 2020년부터 진료실에서 수은혈압계 사용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대한고혈압학회, 한국임상고혈압학회가 대안 모색을 위해 바쁜 한해를 보냈다.
대안 마련에는 대한고혈압학회가 먼저 발벗고 나섰는데, 지난 5월 부산시에서 열린 2017년 대한고혈압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 및 연수강좌에서 수은혈압계가 사라지는 시점에서 전자혈압계 등을 활용한 가정에서의 고혈압 관리 중요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또 '가정혈압 포럼'도 발족시켜 고혈압 환자들이 가정에서도 전자혈압계를 이용해 혈압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을 약속했다.
가정혈압 포럼은 무분별한 전자혈압계가 난무하지 않도록 학회 차원에서 인증사업도 고려하겠다고 밝히고, 가정혈압 측정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는 것을 중점사업으로 정했다.
고혈압학회는 지난 11월 서울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는 혈압모니터연구회가 만든 '청진법 비수은 전자혈압계' 사용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수은혈압계 퇴출에 대비했다.
혈압모니터연구회는 가이드라인에서 ▲수은주혈압계가 금지되어도 여전히 청진법을 이용한 혈압측정이 가능 ▲버튼식 비수은 청진법 전자혈압계는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기에 기존의 방식(청진법 비수은 전자혈압계)으로 측정 ▲부정맥으로 인한 진동법혈압계 오류 가능성이 클 때, 임산부·고령자·팔둘레로 인한 오류 가능성이 문제가 될 때에는 청진법으로 측정 ▲병원용 진동식 자동혈압계는 6개월 간격으로 정확성을 보정 ▲자가혈압측정기는 오류가 의심될 때 간이테스트를 시행할 수 있으며 허용오차는 5 mmHg 이하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에 비의료용 기기 사용 금지 ▲자가혈압측정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금지하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임상고혈압학회도 수은혈압계 퇴출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면서 수은혈압계를 대체할 수 있는 국제 공인 혈압계의 국내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제 공인 혈압계는 일부 외국산 전자혈압계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내 회사들이 개발한 제품이 국제 공인을 받을 수 있도록 인증에 소요되는 수억원대의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한편, 수은혈압계 사용 금지를 앞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은혈압계를 어떤 방법으로 회수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 이후 정부·의료계 등이 대책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