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가 올 8월 비소세포폐암 면역항암제 MSD의 '키트루다'와 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를 급여결정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면역항암제 중 처음으로 허가 이후 1년여만에 급여승인되면서 한국도 본격적인 면역항암제 시대를 맞았다.
환자의 면역기능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개념의 면역항암제는 이상적인 치료개념과 이전 표적항암제와는 달리 원칙적으로 모든 항암치료 분야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표적항암제가 내성 문제로 어느정도 한계를 보인 시점에서 일부 환자가 면역항암제에 드라마틱하게 반응하자 의료계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향후 '티쎈트릭'을 비롯해 '임핀지' 등 다른 면역항암제도 속속 허가와 급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면역항암제 급여로 달라질 항암치료 분야의 발전상도 관심이다.
물론 면역항암제 급여에 따른 천문학적인 투여비용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한 해 예상 치료비용이 1000억원을 넘어선다.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각각 500억원씩으로 지금까지 위험분담제(RSA)로 급여를 받은 약들 중 최고 예상비용이다.
위험분담제로 급여된 이전 12개 치료제 중 옵디보가 567억원으로 1위, 키트루다가 544억원으로 2위를 단번에 차지했다. 앞으로 급여될 면역항암제가 줄줄이 대기 중인데다 적응증 역시 확대될 전망이라 면역항암제의 재정부담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면역항암제 추가 급여와 적응증 확대로 지금까지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항암치료 재정부담 시대가 열릴 수 있어 보인다.
임상시험 결과가 실질적인 치료효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일부 의료진은 제약사가 설계한 임상시험 구조에서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이 이른바 '리얼데이터'로도 입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표적치료제나 화학항암요법보다 떨어지는 초기 반응률이 고민거리다.
제약계는 표적치료제의 타깃만큼은 아니어도 면역항암제에 반응할만한 '바이오마커'를 찾아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급여로 시작된 새로운 항암치료의 역사가 드디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