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시전 전부터 FTA 재협상 준비 당부
해치 미 의원 "한국정부 약값책정 불투명"
대정부 관련 업무가 주요 업무 중 하나인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신임 회장으로 한국인 사장을 제치고 벤쇼산 대표가 선임된 배경이 미국과의 FTA 재협상 탓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계 제약사인 'MSD(미국명: 머크)' 아빈 벤쇼산 대표가 미국계 제약사의 요구를 FTA 재협상 과정에서 반영하기 위해 '총대'를 메고 미국 본사의 지원 아래 KRPIA 회장직을 맡았다는 해석이다.
KRPIA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벤쇼산 신임 회장이 임기도 시작하기 전 KRPIA를 들려 FTA 재협상 업무에 집중하라고 당부해 이같은 해석에 불을 붙였다.
현재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들이 FTA 협상과정에서 개정을 요구하는 부분은 보험약값 책정 과정이다.
오린 해치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은 2016년 이미 "한국 정부가 의약품 등의 가격을 결정할 때 혁신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으며, 결정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주미 한국대사에게 개정을 요구했다.
"제약사와 약가협상에 나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사실상 정부 기구로 독립적인 검토기구가 아니다"라며 문제삼고 있다.
MSD 본사는 벤쇼산 대표가 FTA 협상과정에서 미국계 제약사의 요구를 압박하기 위해 KRPIA 회장을 맡아 약가협상 과정의 개선을 한국에 진출한 모든 다국적 제약사 요구로 부각시킬 것을 원했다는 지적이다.
FTA 재상협상을 앞둔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분야는 양국이 윈윈하는 분야로 특별히 개정할 것이 없다"며 선을 긋었지만 "다국적 제약사의 보험약값 책정 과정이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대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상석 KRPIA 부회장은 "KRPIA가 한미 FTA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건 맞다. 미국 대사관 등이 자문을 구하면 회원사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할 계획이다. 벤쇼산 신임 회장이 미국계 회사인 MSD 대표지만 특별히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동수 한국화이자 대표와 김진호 한국GSK 대표,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 등 KRPIA 최근 회장은 대부분 한국인 사장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