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발생시 급성기병원 인증 취소...병원계 "부당"

사망사고 발생시 급성기병원 인증 취소...병원계 "부당"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3.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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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의료행위 자체 불완전성·위험성 감안해야"
안전사고 인증취소법 반대...환자안전·진료 활동 위축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지난 1월로 예정됐던 3주기 급성기병원 인증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표를 늦춘 상태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지난 1월로 예정됐던 3주기 급성기병원 인증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표를 늦춘 상태다.

병원에서 사망 사고나 중대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증을 취소하는 것은 적극적인 진료 활동을 위축시켜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한병원협회는 2일 김영호·정춘숙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 의견서를 통해 "의료행위는 생명 유지·연장 등 구명행위인 동시에 계량화하기 힘든 생명과 신체를 다루고 의료행위 과정의 침습행위로 불완전성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의료행위의 불완전성과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협은 "진료과정에서 의료진이 최선의 조치를 다했더라고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자 사망과 환자안전사고 등 결과적인 측면에서 인증을 취소하고, 행정처분을 하는 것은 의료행위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한 상급종합병원과 전공의 수련병원의 경우 대부분 고난도 수술이나 중증환자 진료 비중이 높아 결과 또한 부정적으로 발생할 여지가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망사고 발생 시 인증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중대한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환자사망 사고에 대한 의료기관 과실 여부는 의료의 불안전성·위해성·전문성 등의 특성으로 대부분 법적 판결을 통해 확정된다. 일반적으로 소송 1심 판결의 평균 1년 이상, 대법원까지 진행될 경우 2∼3년 이상 소요된다.

병협은 "중대한 과실에 따른 사망사고 발생 시 해당 의료기관의 인증취소 가능 시점은 인증기간이 만료된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므로 제도의 안정성과 신뢰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의 과실에 따른 의료사망사고와 환자안전사고 등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인증을 취소하는 것은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의 목적인 '의료 질 향상과 환자안전 도모'에 어긋난다는 점도 짚었다.

인증 조사항목은 안전보장활동·질 향상을 위한 운영체계·경영 및 조직 운영 등 의료기관이 운영과 진료제공 과정에서 갖추고 수행해야 할 항목들로 구성돼 있다. 

인증 평가는 기준에서 요구되는 사항들을 실제 갖추고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이러한 인증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의료기관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인증을 받은 경우 등에 한해서만 인증을 취소하고 있다. 

병협은 환자안전법의 취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안전법은 환자안전사고에 대해 자율적으로 보고하고, 공유해 유사한 안전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환자를 보호하고, 의료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제정했다.

병협은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한 기관에 대해 인증을 취소하는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활동을 위축시켜 환자안전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개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환자안전사고란 '위해(危害)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고'를 의미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사안을 이유로 인증취소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행 인증제도를 활용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전문병원·수련병원·연구중심병원·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지정요건으로 의료기관인증이 의무화돼 있으며, 의료질평가지원금 및 감염예방·관리료 수가 등에도 포함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증을 취소할 경우 이해당사자는 물론 소속 의료기관 전체 근로자의 안정적인 고용과 전공의 교육에 차질을 빚어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병협은 "개인의 법적·도의적 책임을 전체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확대해 연대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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