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서울의대 교수팀, "자폐증 발병 원인 및 치료 가능성 기대"
국내 연구진이 자폐증 유발과 관련된 후보 단백질의 신경세포 내 새로운 기능을 규명하는데 성공해 자폐증 치료에 한발 다가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장성호 교수(서울의대 생리학교실)팀의 연구를 통해 "자폐증 유발 후보 단백질인 SCAMP5의 이상 발현이 신경전달을 지체해 단기 가소성 조절 장애(Short-term depression) 및 자폐증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밝혔다.
'SCAMP5'는 신경 전달 물질을 지니고 있는 시냅스 소낭에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로, 최근 일부 자폐증 환자에게 그 발현이 현저히 감소해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영 국제협력연구사업(국제협력 네트워크 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그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학술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3월 20일자로 게재됐다.
자폐증은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1∼2%에 이르는 뇌발달 장애로, 사회적 상호작용 및 언어 또는 의사소통에 문제를 보이거나 특정 행동을 반복하며, 기분과 정서의 불안정, 인지발달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유소년에서 청소년기에 38명 중 1명 꼴로 자폐증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며, 자폐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자폐증 환자의 신경세포와 유사하게 SCAMP5의 발현을 저해 했을 때 나타나는 신경세포 기능 이상 및 자폐증의 분자적 발병 매커니즘을 제시하고자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비롯한 다양한 실험기법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신경세포 내 SCAMP5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저해하면 시냅스(학습과 기억, 감각, 운동 등을 조절하는 뇌 활동의 기본 단위를 말함)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억제돼 단기 가소성 조절 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됐으며, 뒤따른 시냅스 소낭들의 분비가 계속해서 쌓이면서 지체되는 일종의 '시냅스 내 교통정체' 현상이 나타났다.
장성호 교수는 "시냅스 신경전달의 단기적 억제현상이 자폐증 환자에서 관찰되는 시냅스 기능 저해의 중요한 발생 기전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로, 앞으로 다양한 자폐증의 발병 원인 및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 및 타깃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