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1차 확대되면 약값 큰 폭 인하 불가피

키트루다 1차 확대되면 약값 큰 폭 인하 불가피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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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치료제로 급여되면 투여대상 최대 2배까지
한국MSD '신중모드' 정부는 움직임없어 탐색전

키트루다
키트루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승격을 추진하는 가운데 1차 치료제 승격 이후 이어질 보험약값 인하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큰 폭의 약값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키트루다측도 섣불리 협상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키트루다를 출시한 한국MSD는 지난해 9월 키트루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승격을 정부에 제안한 이후 이렇다할 양측의 논의는 3일 현재 실종된 상태다.

1차 치료제 승격에 따라 키트루다측은 독점적인 지위를 비소세포폐암 치료분야에서 누릴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이어질 약값 인하 폭이 만만치 않아 주춤하는 모양새다. 정부 역시 이미 보험약값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추가비용이 투입될 재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국가암관리사업본부 2015년 데이터에 따르면 대략 1∼3기까지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수는 2만 2000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대략 재발률을 최소 20%에서 최대 50%로 추산하면 한 해 4000명∼1만명이 재발 환자가 된다. 한 해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진단되는 환자는 6700여명.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승격되면 한 해 4기로 진단받은 환자 중 화학치료요법에 실패한 환자와 1∼3기 중 악화된 환자 모두 투여대상이다. 현재 투여대상보다 최대 2배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투여 대상자가 2배까지 늘면 큰 폭의 약가인하는 불가피하다.

이대호 울산의대 교수(종양내과 서울아산병원)는 최근 키트루다 1차 치료제 확대에 따라 "적지않은 보험약값 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적지않은 보험약값 인하에도 굳이 1차 치료제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2차 치료제 분야에서의 경쟁자 '옵디보'나 '티쎈트릭'에 앞서 키트루다를 투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투입되면 2차 치료제 옵디보나 티쎈트릭은 비소세포폐암 처방분야에서 퇴출을 각오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역시 1차 치료제 승격에 따라 투여대상이 확대되고 추가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키트루다의 1차 치료제 승격이 면역항암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키트루다측이 1차 치료제로 승격에 따른 큰 폭의 약값인하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복지부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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