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인구 중 미진단자 201만 명 육박…국가 차원 종합 대책 마련 시급
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시트 2018' 공개…당뇨 유병률·치료현황 분석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14.4%(501만 명/진단자 300만 명, 미진단자 201만 명)가 당뇨병 유병인구로 조사됐다. 특히 65세 이상 성인에서는 29.8%가 당뇨병 유병인구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병 유병인구 중 60%만 당뇨병을 가진 것을 알고 있었고, 당뇨병을 가진 성인 중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는 50%를 조금 넘었다. 또 당뇨병을 가진 성인 중 25%만이 혈당이 잘 조절됐다.
대한당뇨병학회는 3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제31차 춘계학술대회에서 '당뇨병 팩트시트 2018'을 공개했다.
학회는 2012년 팩트시트를 처음 발표했다. 당시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이고, 당뇨병과 당뇨병 전단계를 포함하면 1000만 명에 이르렀음을 알렸다. 또 당뇨병 환자 10명 중 3명은 본인이 당뇨병 환자임을 모르고 있어 당뇨병 조기 발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회가 2012년을 시작으로 1∼2년 간격으로 꾸준히 당뇨병 팩트시트를 발표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규모나 관리실태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제시하는 의미와 동반 질환이나 합병증이 얼마만큼 심각한지 알리기 위해서다.
팩트시트는 질병관리본부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당뇨병의 유병률, 추정인구, 관리수준, 동반 질환, 생활습관 등을 파악했고, 당뇨병 약제의 사용 현황이나 동반 상병에 대한 치료 현황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분석했다.
당화혈색소 진단기준에 추가…성인 7명 중 1명 당뇨 갖고 있어
'당뇨병 팩트시트 2018'에서는 당뇨병 진단기준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의사로부터 당뇨병을 진단받은 경우 ▲경구용 혈당강하제 복용 또는 인슐린 치료 중인 경우 ▲검진에서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인 경우를 당뇨병 진단기준으로 했었는데, 공복혈당이 정상이어도 당화혈색소가 높은 경우(숨어 있는 환자)는 당뇨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검진에서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경우를 추가했다. 이 4가지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면 당뇨병 진단을 내리게 된다.
당화혈색소를 추가함에 따라 2016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공복혈당 기준만으로 할 때(13%) 보다 증가(14.4%)해 501만 명으로 추정됐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남녀 모두 당뇨병은 증가했고, 60대까지는 남자가 여자보다 당뇨병 유병률이 많았다. 또 남자는 40대부터 10% 이상이 당뇨병을 갖고 있으며, 여자는 50%에서 10%를 넘었다. 당뇨병은 젊은 사람에서도 드물지 않았는데, 30대 23만 명, 40대 76만 명이 당뇨병을 갖고 있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유병률 변화를 보면, 당뇨병은 6년간 약간 증가한 양상을 보였으며, 여자는 2011년 10.4%에서 2016년 13.0%로 뚜렷하게 증가했다.
소득수준별 당뇨병 유병률도 차이를 보였다. 소득수준이 낮을 경우 유병률은 14.7%를 보였고, 소득수준이 중간에서는 12.1%, 소득수준이 높은 경우는 10.8%를 보였다.
공복혈당장애 인구 포함 시 인구 1372만 명 당뇨 관리 대상
공복혈당장애(의사로부터 당뇨병을 진단받은 적이 없고, 경구용 혈당강하제나 인슐린 치료를 받은 적이 없고, 검진에서 공복혈당이 100∼125mg/dL이면서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인 경우) 인구는 30세 이상 성인에서 871만명으로 추정됐다.(2016년 기준) 남자는 평균 31.0%였으며, 30대부터 이미 5명 중 1명이 공복혈당장애를 앓고 있었다. 여자는 평균 19.7%였으며, 50대에 5명 중 1명이었다.
결과적으로 당뇨병 유병인구 501만명과 공복혈당장애 인구 871만 명을 합하면 1372만 명이 당뇨병 관리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인지율 60%, 유병자 중 43%가 치료받지 않아
학회는 당뇨병 인지율·치료율·조절률도 알아봤다. 그 결과, 당뇨병으로 추정되는 성인 10명 중 6명 만이 당뇨병을 가진 것을 알고 있었다.(인지율 60%)
또 당뇨병 유병자 전체(501만명)를 기준(미진단자 201만명 포함)으로 했을 때 43%가 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인슐린 치료를 하는 경우 5%, 경구혈당강하제만을 사용하는 경우 52%, 비약물요법 0.2%로 나타났다.
반면, 당뇨병을 이미 진단받은 300만 명 환자(당뇨병 진단자는 당뇨병을 의사로부터 진단받은 경우이거나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로 함)로 국한했을 때 치료받지 않는 경우는 9%, 인슐린 치료를 하는 경우 8%, 경구혈당강하제만을 사용하는 경우 82%로 나타나 미진단자들이 치료 사각지대에 있음을 확인했다.
혈당 조절 상태를 살펴봤는데, 당뇨병 유병자 가운데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혈당조절이 잘 되는 경우는 4명 중 1명(25%)밖에 되지 않았고, 당화혈색소 7.0% 미만으로 조절되는 경우는 절반(50%) 정도였다. 당화혈색소 8.0% 이상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21%에 해당했다.
유병자 중 8.4%가 혈당·혈압·콜레스테롤 모두 잘 조절
'당뇨병 팩트시트 2018'은 당뇨병과 동반 질환도 조사했다. 이 조사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자료를 통합해 분석했다.
당뇨병 환자의 절반은 체질량지수 25kg/m2 이상을 보였고, 비만 2단계 이상의 비만을 보이는 경우는 10%였다. 체질량지수 35kg/m2 이상의 비만 3단계에 해당하는 경우도 2% 정도 해당했다. 체질량지수(BMI)에 따른 비만 양상에서 남자와 여자에서 비슷했고, BMI 30이상의 고도비만은 여성에서 더 많았다.
허리둘레 기준의 복부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유병자가 약 48%이며, 여성에서 더 높은 복부비만율을 보였다.
당뇨병 유병자 중 절반(50%) 이상에서 고혈압을 동반했고,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7명(70%)이 고혈압을 동반했다. 또 당뇨병 유병자 10명 중 7명(70%) 정도는 목표혈압을 달성했다.(당뇨병 환자에게서의 고혈압 조절률: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이고, 이완기혈압 85mmHg 미만인 분율)
당뇨병 유병자 중 35%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동반했으며, 당뇨병 유병자 10명 중 4명(40%)만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목표를 달성(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100mg/dL 미만인 분율)했다.
당뇨병 통합관리(혈압·혈당·콜레스테롤 조절 모두 달성:혈압 140/85mmHg 미만, 당화혈색소 6.5% 미만,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를 보면, 당뇨병 유병자 중 8.4%가 혈당·혈압·콜레스테롤 모두 잘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단독요법 줄고 2제 병합요법 이상 처방 60% 넘어
학회는 '당뇨병 치료제 처방 현황'(당뇨병 치료제 처방 분석, 단독요법, 2제 병합요법, 인슐린 치료, 당뇨병 지속치료)도 발표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단독요법이 50% 이상이었으나, 2010년 이후로 2제 병합요법 이상의 복합처방이 60%를 넘었다. 2016년에는 병합요법이 70% 이상이었고, 3제 병합요법도 4분의 1 이상의 환자에서 이뤄졌다.
<관련기사>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338
이 밖에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동반치료자 현황도 조사했다.
2016년 기준으로 했을 때 전체 고혈압 치료자는 822만 명, 전체 당뇨병 치료자는 325만 명, 전체 이상지질혈증 치료자는 660만 명이었고,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모두 치료받는 사람은 140만 7011명으로 2006년 34만 2564명, 2011년 79만 8135명과 비교해 많이 증가했다.
박경수 이사장은 "이번 조사에서 당뇨병 미진단자들은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뇨병 환자에 대한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팩트시트에는 만성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예방, 관리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대한고혈압학회·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와 공동으로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의 동반치료 현황을 포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