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달군 면역항암제 병합요법, 국내 종양 전문가도 '주목'
"병합요법 부작용, 독성관리 전문가라면 충분히 조절 가능해"
그간 바이오마커에 집중된 폐암 치료제 이슈가 병합요법으로 옮겨가고 있다.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과 백금 기반 항암제의 병합요법 임상결과는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번 임상 결과를 두고 국내 종양 전문가 그룹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폐암 환자의 생존기간과 무진행 생존기간 등을 획기적으로 늘릴 가능성을 엿봤다고 평가했다. 늘어날 수 있는 부작용 또한 독성관리 전문가라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인근 가천의대 교수(길병원 종양내과)는 20일 열린 항암요법연구회 기자간담회에서 '면역항암제, 파트너를 만나다'를 주제로 폐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에 대해 소개하고 개괄적인 분석 의견을 전했다.
박인근 교수는 "올해 ASCO에 제출된 5800여개의 초록 중 244건이 면역항암제 반응을 높이기 위한 병합요법에 관한 것이었다"며 "면역항암제가 대표적인 치료로 자리 잡은 폐암뿐 아니라 현재 방광암·신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면역항암제 병합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폐암 면역항암제에 대한 다양한 병합요법 임상결과가 나왔다. 면역항암제와 백금 기반 항암제,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끼리의 병합요법 결과에서 효과성이 입증되며 이목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박인근 교수는 펨브롤리주맙과 백금 기반 항암제와의 병합 임상결과에 집중했다.
그는 "펨브롤리주맙을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PD-L1 발현율 50% 이상의 환자에서는 효과적이지만 미만에서는 초기 암 진행이 많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펨브롤리주맙을 백금 기반 항암제와 병합해 사용하면 생존기간, 무진행 생존기간 모두 늘어난다는 임상 결과가 인상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그간 PD-L1 발현율이 낮을 경우 1차 치료제로 면역항암제를 처방하기에 주저했던 부분이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SCO에서 발표된 임상은 비편평상피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 환자로 나눠 면역항암제·백금항암제 병합요법군(병합군)과 위약·백금항암제 투여군(백금군)으로 21개월간 경과를 살폈다.
비편평상피세포암의 경우 백금군 206명, 병합군 410명이 참여했으며 PD-L1 발현율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체 생존기간은 백금군 11.3개월, 병합군은 중앙값이 도출되지 않았다. 다만 12개월 생존율은 백금군이 49.4%인데 반해 병합군은 69.2%로 높게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 또한 백금군 4.8개월, 병합군 8.8개월로 4개월의 차이가 났다.
편평상피세포암은 백금군 281명, 병합군 278명이 참여했다. PD-L1 발현률은 역시 고려하지 않았으며 전체 생존기간은 백금군 11.3개월, 병합군 15.9개월로 나타났고 무진행생존기간은 백금군 4.8개월, 병합군 6.4개월로 병합군에서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
병합요법의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부작용 발생에 대해는 편평상피세포암 임상의 안전성보고를 들어 설명했다.
임상에서 사망에 이른 독성이 나타난 환자는 백금군 18명(6.4%), 병합군 23명(8.3%)로 나타났다. 치료와 연관된 사망 또한 백금군 6명(2.1%), 병합군 10명(3.6%)로 병합군이 소폭 높았다.
면역항진 관련 독성은 백금군 24명(8.6%)인데 반대 병합군은 80명(28.8%)로 차이를 보였다. 다만 면역항진 관련 독성으로 사망한 환자는 각 군 1명씩만 발생했다.
이에 대해 박인근 교수는 "임상결과에서 나타난 부작용 정도는 독성관리 전문가라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며 "앞으로 병합요법이 더 많이 사용될 근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윤규 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종양혈액내과) 또한 "병합 치료를 할 경우 효과는 나타나지만 부작용이 심하게 발생해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려진 대로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적어 발표된 자료로 살펴봤을 때는 3종까지는 병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