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협의 재개 첫 성과...세부사항 상설협의체서 논의
의협·보건복지부, 합의 결과 '긍정 평가'..."의정 신뢰 제고"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심사체계 개편을 위한 상설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양측이 의정 실무협의를 재개한 이후 이뤄낸 첫 합의다.
앞서 의협이 보건복지부에 요구한 심사체계 개편 관련 8개 단기 요구사항 중 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외한 ▲심사실명제(이의신청 포함) 도입 ▲심사기준 전면 공개 ▲심사위원 구성 및 운영방식 개선 ▲1차 심사 적정성 평가 시행 ▲심사 공정성·형평성 확보 ▲부적절한 급여 및 심사기준 완전 폐기 ▲행정 소명 절차 간소화 및 투명화 등 7개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상설협의체에서 논의키로 했다.
보건복지부가 의정협의의 큰 방향성에 동의했기 때문에 의협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거나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과 보건복지부는 5일 열린 의정 3차 실무협의에서 심사체계 개편의 큰 틀에 합의했다.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와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협의가 끝난 직후 브리핑을 통해 양측의 합의 소식을 전했다.
양측은 공동합의문을 통해 "의료계와 정부는 환자에게는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고, 의료진에게는 의학적 전문성과 진료의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심사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으며, 의료계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가칭) 심사 개선협의체'를 설치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공동합의문에 따르면 양측은 심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심사실명제를 추진하며, 분야별 대표위원부터 단계적으로 신속히 공개키로 했다.
심사 기준에 관해서는 지난 3월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심사정보 종합서비스)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점을 고려, 앞으로는 중앙 및 지역 진료심사평가위원회가 심의한 사례까지 모두 심평원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키로 했다.
특히 의협이 심사 형평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요구한 상근위원으로 구성된 중앙심사조정위원회에 의료계 추천 인사 참여를 허용·확대키로 했다. 심사위원의 연임 제한 도입 등도 추진하되, 업무 연속성 및 심사의 숙련도 등을 고려키로 했다.
심사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고, 심사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심사위원 간 공정한 배분이 이뤄지도록 노력키로 했다.
아울러 의료계는 올바른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무장병원과 같은 불법 의료기관을 근절하는 방안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번 의정 합의에 대해 성종호 정책이사는 "심사체계 개편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맞물린 양대 축이라고 생각한다. 심사기준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심사체계를 개편키로 합의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서 "앞으로 심사기준 공개 등 심사체계 개편에 전문가적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심사기준 자체가 불명확했고, 심사기준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발생한 착오청구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진전이 쌓이면 양측 간 신뢰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정협의 재개 이후 3차에 걸쳐 실무협의를 했고, 진정성 있게 임했다고 생각한다. 의협과 심사체계 개편을 함께 하기로 합의한 것은 의정대화의 신뢰감을 높이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의미 있는 결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의협 측에서 강대식 단장(의협 부회장ㆍ부산광역시의사회장),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 박진규 기획이사,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 연준흠 보험이사 등이 참여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 정윤순 보건의료정책과장, 손영래 예비급여팀장, 정통령 보험급여과장, 이중규 심사체계개편TF 팀장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