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시의사회관…'제8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및 수필심포지엄'
대상 이재원, 금상 신달식·최병진, 은상 전재준·김진하, 동상 어효신·김태성 수상
15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의사수필가협회가 주관하는 '제8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및 수필심포지엄'이 열렸다.
1부 문학 심포지엄, 2부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3부 시상식 뒤풀이 등 총 3부에 걸쳐 치뤄진 이날 행사는 의료계 문인과 리더, 기성문단의 문인, 수필공모전 수상자와 그 가족들이 참석해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김인호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제8회 의학도 공모전 시상식'은 큰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의료계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를 위시해 대한의학회·대한개원의협의회·한국여자의사회·서울시의사회 등 의료계 전 직역에서 의학도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진흥하자는 뜻에 동참, 장학금을 지원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정부의 강제 의료보험 정책과 여러 규제에 시달리는 막중한 시기에 후배 의학도들의 정신적 수순성을 보존하며 심리적 안정감과 정서를 유지시킬 수필 문학적 접근에 모든 선배들이 한 마음을 가진 결과다"라며 의료계 리더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김 회장은 "대상수상자 이재원 학생(가톨릭의전원 4학년)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문단에 수필가로 정식 등단한다. 축하드린다"며 "이 자리를 빌어 '의학도 공모전 준비위원회(정경헌·김애양 부위원장·유인철·장덕민·정명희·박관석·여운갑·정찬경·김금미·남호탁·곽재혁·권준우)' 위원들, 1차 심사를 맡아준 20여 명의 회원,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방헌 고문·김종완 에세이스트 발행인(문학평론가·수필가)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감사의 마음도 함께 전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대신 참석한 박정율 의협 부회장은 "최대집 의협회장께서 이 자리에 꼭 오고 싶어 했는데, 일정 관계상 참석이 어려워 대신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며 축사를 대신했다.
박 부회장은 "글을 쓴다는 것, 특히 평범한 일상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글로 완성하는 수필은 깊은 공감과 넓은 소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의사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의학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는 자연과학이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면 접근하기 쉽지 않은 학문이기 때문이다"라며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미래의 의료계를 이끌어나갈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 등 젊은 의학도들을 대상으로 2011년 이후 해마다 여는 수필공모전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이번 공모전 수상자에게 축하를 전하며, 감동과 재미를 주는 수필을 통해 의료인은 물론 일반 국민도 위로할 수 있는 의사가 돼주길 부탁 한다"며 축하의 마음과 격려를 함께했다.
이날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이향애 한국여의사회장·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 축사를 했다.
1부 심포지엄은 김종완 에세이스트 발행인의 '전문가 수필이 나아갈 길 - 문학의 진정성을 위하여'를 주제로 문학특강을 했다.
김 발행인은 수필 '미술관 순례기'를 통해서 '자신에 내재한 타자의 욕망'을 강연 했다. 결국 좋은 글이란 '자기 이면, 자기모순의 발견 지점을 어떻게 포착하느냐', '낯선 자기와의 맞대면'을 통해 '진정성 있는 글의 완성'을 강조했다.
2부에서는 '제8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영예의 대상은 이재원(가톨릭의대 의전원 4학년)의 '교차(交叉)' 작품이 수상했다. 금상 2명은 신달식(순천향의대 의학과 3학년) '암 병동에서'·최병진(아주의대 의학과 4학년) '작은 손의 질량'이 특별상 1명은 허성미(강원의대 의전원 2학년) '어떤 날들의 기록, 응급실'이 수상했다.
또 은상 2명에는 전재준(연세원주의대 의학과 2학년) '금붕어가 숨을 쉰다', 김진하(고려의대 의학과 2학년) '겁, 마주하기'가 동상 2명은 어효신(계명의대 의학과 4학년) '그늘의 초상화', 김태성(고려의대 의학과 3학년) '"고맙습니다."'가 수상을 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특별히 박언휘젊은슈바이처문학상이 신설돼 허성미(강원의대 의전원 2학년) '어떤 날들의 기록, 응급실'이 수상했다.
한편, 심사를 맡은 김종완 에세이스트 발행인(외 이방헌·정덕민·정명희)은 "예심을 거쳐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21편이다. 한 편의 글을 제외하고 소재가 모두 의업에 관한 글이었다. 삶의 현장에서 소재를 발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며 "그런 만큼 우열을 가르기가 어려워 심사과정은 장시간의 진통을 겪어야만 했다. 올해부터 대상 수상자는 격월간 <에세이스트> 등단의 영예를 얻어 기성작가로 대우된다. 이 공모전이 한국수필 문단이 주목하는 행사로 위상이 한층 강화됨으로써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작품선정에 고심한 속내를 밝혔다.
그러나 "대상작은 쉽게 결정됐다"며 "<교차>가 심사위원 모두에게 탁월하다고 평가 받았다. 최병진의 <작은 손의 질량>이 남성적인 힘으로 구축된 서사라면, <교차>는 훨씬 섬세한 손길로 긴 시간성을 가진 서사다. 좋은 문학작품은 항상 구체적이다. 초보자들은 고상한 문학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상황을 추상화 시키려는 유혹이 있는데 그걸 적당히 참아내야 좋은 글이 된다. <교차>는 영리하게도 그 점(추상화 또는 관념화)마저 효과적으로 이용할 줄 안다. 또 추상화의 임계치를 테크니컬하게 걸어가고 있다. 매력적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상을 받은 이재원 의전원생은 "그럴싸한 소재와 주재를 찾아 궁리했지만 아마도 정말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었나 보다"며 "한참을 돌고 돌아 결국 아빠와의 이별(죽음)에 대해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