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개원의사회 의료계 협의체 회의…각종 제도개선 요구사항 논의
최대집 회장, "문케어 포함 각과 현안문제 정부에 적극 요구할 것" 약속
의료계가 의료현안 논의를 위한 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7월 14일 전문학회와 첫 만남을 가진 후 이번에는 개원의사회와 만나 각종 의료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대한의사협회는 19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의료현안 논의를 위한 제1차 개원의사회 의료계 협의체'(개원의사회 의료계 협의체)를 열고 급진적 보장성 강화정책을 포함한 각종 의료제도에 대해 긴밀한 공조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대응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정성균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의협 제40대 집행부 주요 회무 추진사항'을 발표했다.
이어 각과 개원의사회별로 의료현안 문제를 비롯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제도개선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권오준 대한병리과개원의사회장은 "현재 병리과와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위탁받아 시행하는 검사료 및 위탁검사 관리료는 종별 가산율이 적용되고 있지 않다"며 "다른 임상 과와 비교해 많은 장비 및 시설이 필요한 업종이기 때문에 종별 가산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수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장은 약제비 종별 본인부담률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경증질환 및 만성질환 환자들도 약제비 차등이 없어 단순 처방을 받기 위해 상급병원을 방문해 상급병원의 고유 역할인 중증질환 진료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약제비 본인부담률이 30%(의원)-30%(병원)-40%(종합병원)-50%(상급종합병원)로 되어 있는 것을 30%-40%-50%-60%로 조정하면 효과적인 의료전달체계 확립 및 종별 고유 역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기철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수석부회장은 "건강검진 당일 건강검진 이외의 진료에 대해 진찰료 50%만 받을 수 있는데, 정당하게 진료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진찰료를 100%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수가 산정기준 상 표면마취·침윤마취 등의 국소마취 비용은 별도로 산정할 수 없는데, 위험성을 내포한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수가로 인정받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이은아 대한신경과의사회장은 "국가 주도의 치매안심센터 사업으로 개원가는 치매 환자를 보지도 못하고 있다"며 "보건소 등으로 환자가 몰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게 하기보다는 개원가와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의협이 나서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치매 환자의 경우 보호자들이 상담을 받고 대리처방을 요구하는데, 보호자에게도 상담해줄 때 상담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성 대한개원영상의학과의사회 회장은 "현재 진료 회송·의뢰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일차의료기관 간 다른 진료과로 환자를 의뢰·회송할 때 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진 대한외과의사회 회장은 "수술실 안전관리 강화로 개원가는 수술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졌다"며 "개원의 단체가 각종 위원회에 참가해 개원가의 어려운 현실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의협이 힘써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겠다고 하는데, 의사를 불신하는 행태를 강력히 항의해줄 것"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최대집 의협 회장은 "현재 대한의학회와 외국의 사례를 조사하고 있고, 10월 초에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 반대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상훈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은 "법률 미비로 정신질환자들이 병원 밖에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며 "정신질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협이 국회·보건복지부에 적극적으로 제도개선을 요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정액수가 개선도 시급하다"며 "각종 위원회에 참가하는 의협 대표가 힘을 써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대집 회장은 "정신과 수가는 100% 인상해도 병상유지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며 "국회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는 국회의원이 많아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상준 대한피부과의사회 부회장은 "피부미용사 등 비의료인이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의료행위를 하려고 하는데, 전 의료계가 힘을 합쳐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의 영역이 무너지면 국민의 건강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국회를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문제점을 알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의협에서 많은 관심을 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각 과를 대표해 참석한 관계자들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광고심의 규제 개선 ▲소아청소년과 상담료 신설 ▲상급종합병원 환자 본인부담률 인상 ▲안경사·미용사·청능사의 의료행위 근절 ▲급성 호흡기질환 진료에 대한 인센티브 및 감염관리수가 신설 ▲의협의 대외업무 강화를 위한 기금 마련 등의 의견을 내놨다.
최대집 회장은 "의협은 13만명 의사의 대표단체이고, 모든 직역을 대표하고 있다"며 "전문학회 및 개원의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의료현안 문제를 파악해 반드시 제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40대 의협 집행부의 당면 과제는 급진적 보장성 강화정책 저지이며 9월 30일까지 청와대와 정부가 어떤 대화를 제안해올 지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케어 저지 이외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수가의 정상화"라며 "몇 가지 안을 만들어 놓고 적절한 시기가 되면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의협이 전문학회와 개원의사회를 아우르는 단체로서 오늘 회의를 마련한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정례적으로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도 "함께 문제를 공유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중요하다"며 "우리가 하나될 때 의료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4일 의협 상임이사회를 통과한 '의료현안 논의를 위한 의료계협의체'는 크게 '전문학회 의료계협의체'와 '개원의사회 의료계협의체' 2개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의료현안 협의체는 ▲의협 주요 회무 중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 ▲의료현안 또는 긴급을 요하는 정책 및 제도 관련 대응에 관한 사항 ▲보건의료발전을 위한 정책 제안 및 제도개선 과제에 관한 사항 ▲각 전문학회 및 각과 개원의사회 등이 제안 또는 검토를 의뢰한 사항 등에 관한 의견을 수렴, 의협 상임이사회에 보고하고 필요한 경우 공식적으로 의협 정책 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