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전공의 수련 4 → 3년 단축, 수련후 진로는?

외과 전공의 수련 4 → 3년 단축, 수련후 진로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0.09 21:1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 수련 '난이도 1' 외과수술 충분…고난도 수술만 2년 더 수련받으면 돼
분과전문의 늘어나고, 입원전담전문의 1000여명 새로운 일자리 창출 예상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외과 전공의 수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이 입법예고 되면서 외과 전공의 수련을 마친 외과 전문의들의 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에서 분과전문의로 활동할 것인지, 아니면 개원을 하거나 입원전담전문의로 살아갈 것인지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4년 동안 수련받았던 내용을 3년 동안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데, 대한외과학회는 역량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면 3년 수련기간 동안 외과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는데 충분한 내용을 교육할 수 있을 컷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외과학회에 따르면 요양기관 종별 외과 전문의 총 6040명 중 상급종합병원 1047명(17.3%)과 종합병원 689명(11.4%)으로 28.7%를 차지한다. 그리고 병원 1240명(20.5%), 의원 2448명(40.5%), 기타 616명(10.3%) 순을 보인다.

또 의원에 근무하는 외과 전문의 1인당 월평균 수술 건수는 13건에 불과하다. 수술만으로 병원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다른 과목으로 의원을 개설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외과 수술 난이도를 1, 2, 3, 4단계로 구분했을 때 의원급에서는 '난이도 1'에 해당하는 외과수술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가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외과학회는 외과수술 난이도를 4단계로 구분했는데 ▲난이도 1(대체로 훈련된 조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외래에서 국소마취로 수술이 가능한 수술)은 피부양성종양적출술, 감돈허니아 정복술 등 ▲난이도 2(대체로 훈련된 조수의 보조가 필요하며, 반드시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 수술)는 치핵근치술, 유방양성종양절제술 등 ▲난이도 3(수술 도중 위험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예상보다 큰 규모의 수술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 2인 이상의 훈련된 조수가 필요할 수 있는 수술)은 서혜부허니아근본수술, 갑상선수술, 위·십이지장 천공 단순 봉합술 등 ▲난이도 4(환자의 장기 생존율과 관련되어 수술 후 좋은 성적이 특별히 요구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훈련을 요구하는 수술)는 각종 소화기암 수술, 이식술 등으로 나눴다.

이런 이유로 대한외과학회는 전공의 수련교육을 4년에서 3년으로 축소(일반외과 전문의;General Surgeon)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대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서 고난도 수술(난이도 3, 4)을 할 전문의는 전공의 수련을 3년 마치고 별도로 2년 동안 수련을 더해 분과전문의로 진로를 선택하면 된다고 보고 있다.

외과 분과전문의 수를 더 늘려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길연 교수(경희대병원 외과)는 대한외과학회 수련교육위원장을 맡을 당시 전공의 지원 활성화 특별위원회에서 조사한 자료를 통해 "종합병원(내과 13.0%, 외과 11.4%)과 상급종합병원(내과 22.8%, 외과 17.3%)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과 분과전문의 수는 내과와 비교해 상당히 적은 편"이라며 "분과전문의 재배치로 종합병원과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수요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3년 수련을 마친 전공의들은 지금보다 분과전문의 과정을 조금 더 많이 받게 될 것이고, 개원하는 약 40%의 일반외과 전문의는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Surgicalist)로 인력이 재배치 돼 전공의 수련교육 기간 단축으로 인한 인력 문제는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다"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1년에 평균 150여명의 전공의들이 수련을 마치고, 개원하거나 분과전문의 과정을 밟는데, 이 인력 중 난이도 1에 해당하는 수술이나, 일반 진료를 원하는 일반외과 전문의는 3년 동안의 수련 과정만 마치면 되고, 상급종합병원에서 난이도 3, 4에 해당하는 수술을 하길 원하는 분과전문의는 2년 동안 더 수련을 받으면 된다는 것.

또 상급종합병원에서의 고난도 수술 증가에 따라 분과전문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인력을 더 충원하고, 병원급 이상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자리를 잡으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개원을 하는 일반외과 전문의는 동료 의사들끼리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가 있다.

이우용 대한외과학회 기획이사(삼성서울병원 외과)도 전공의 수련 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우용 기획이사는 "그동안 뿌리내렸던 도제식 교육을 역량중심 교육으로 개편하게 되고, 3년 동안 외과 의사로서 기본적인 수술에 대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수련 기간 단축으로 인한 외과 의사들의 전문성 결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외과 분과전문의(세부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는 30% 정도이고, 40% 정도가 개원을, 나머지 10%는 전문병원·요양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앞으로 외과 전공의가 3년 동안의 수련을 마치고, 개원할 사람들은 분과전문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원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예전처럼 모든 외과 전문의들이 분과전문의 과정을 받지 않고, 개원할 전문의는 3년 동안만 수련을 받고, 상급종합병원에서 고난도 수술을 할 사람들만 2년의 추가 수련교육을 더 받으라는 의미.

이우용 기획이사는 "3년 수련 과정을 마친 일반외과 전문의는 충분히 역량 중심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로도 충분히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입원전담전문의가 앞으로 안착하면 최대 1000여명이 병원에 재취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길연 교수도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하는 고위험도, 고난도 수술 영역은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되지만, 전통적인 외과의 의료 수요를 차지하는 급성 충수염, 항문 질환, 탈장 수술 등에 대한 수요는 정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원하고 있는 외과 의사 중 스스로 전문 과목으로 표방하지 않는 수가 상당수임을 고려하면, 외과 전문의의 수는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3년 수련의 일반외과 전문의, 3 + 2년 수련의 분과전문의가 우리나라의 형태에 정확히 맞는다"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