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 법안소위 "계속 심사" ...법사위 계류 의료법 개정안 '발목'
헌재 위헌법률심판 '1인 1개소법' 걸림돌...리니언시제도 찬-반 의견 '팽팽'
보건복지위원회는 4일 법안소위를 열어 ▲요양기관의 개설기준 위반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시점부터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보류(최도자 의원 안) ▲의료인 간·약사 간 면허대여행위도 부당이득 징수 대상에 추가(최도자 의원 안) ▲불법개설 요양기관 자진신고자에 대한 처분 면제·감경 근거 마련(윤종필 의원 안, 윤일규 의원 안) ▲일반회계를 통한 건강보험 국가지원 기준 변경(기동민 의원 안, 윤일규 의원 안) 등 13개 건보법 개정안을 병합해 심사했지만, 의결하지는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는 "사무장병원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제2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므로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 여부를 지켜본 후 관련 건보법 심사를 속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안소위 위원들은 결국 건보법 개정안 심사를 유보하고, 다음 국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문제의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달 1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여야 법사위원들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제2소위로 넘겼다.
당시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사무장병원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처벌이 약해서가 아니라 제도적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처벌 강화보다는 현장 중심의 제도 개선을 통해 해법을 찾는 것이 먼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의료법 개정안을 제2소위로 넘겨 재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3일 열린 법사위 제2소위에 참석해 의료법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지만, 다수의 위원들이 "의료인·약사 등이 1개의 의료기관이나 약국만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과 약사법에 관한 위헌법률심판이 진행 중"이라며 개정안 통과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제도)'를 놓고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위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리니언시제도에 반대하는 위원들은 "자진신고자 처벌을 감경·면제한다고 해서 사무장병원이 근절되진 않을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무장병원 특성상 의료기관 개설 시부터 사무장과 의료인이 서로 짠 경우가 대다수고, 부당이득금을 미리 빼돌려 부당이득금 환수율이 떨어지는 등의 현상이 리니언시제 도입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찬성하는 위원들은 "한시 규정이나 일몰 규정을 둬, 사무장병원에 대한 일제 신고를 받고 처벌을 감경해주는 방식으로 사무장병원 문제를 한 번은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한시 규정이나 일몰 규정이 정하는 기간 이후에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되면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거나 의료기관 개설 허가를 취소하는 등 강력한 처벌을 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법안소위는 일반회계를 통한 건강보험 국가지원 기준 변경을 골자로 한 건보법 개정안도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계속 심사키로 했다.
일반회계를 통한 건보 국가지원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 등 재정당국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해묵은 이유를 또 꺼내 들었다.
이에 대해 기동민 법안소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2월에 열릴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때까지 보건복지부가 재정당국과 협의해 (건보 국고지원 개선) 안을 가져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