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이어 셀트리온도 금감원 감리 돌입
"바이오업체 주식시장 투자금에 의존…가치 제고는 지상과제"
한국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는 업체들이 잇따라 회계논란에 휩싸였다. 연구개발 이후 본격적인 수익을 올릴 때까지 주식시장 투자금을 의존해야 하는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일부 미흡한 점이 있지만, 기업의 계속성과 재무 안정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2015년 결산에서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꾸면서 3000억원가량의 기업가치를 4조 9000억원까지 평가하면서 불거졌다.
이를 통해 이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루아침에 1조 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업체로 변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지면서 당시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가치도 상승했고 삼성물산과의 합병과정에서 재벌승계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달 14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이뤄졌다는 결론으로 대표이사 해임권고, 과징금 80억원, 검찰 고발 등을 의결했다.
이 결정으로 기업심사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적격성 심사에 들어갔고 11일 매매거래를 재개했다. 현재(11일 오전 9시 25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정지 전 대비 19.6% 상승한 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투자자보호를 위해 신속하게 주식 매매거래 재개를 결정한 것에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부통제 제도 강화 ▲실질적 감사기능 강화 ▲내부회계관리 감독기능 전문화 ▲법무조직 확대·기능 강화 ▲내부거래위원회 기준 강화 등을 내년 1분기 이뤄낼 계획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문제가 일단락되자 또다른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회계문제가 터졌다.
금융감독원이 셀트리온의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해 2분기 회계에 대한 감리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
보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분기 영업 손실을 숨기기 위해 보유중인 셀트리온 판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했다는 의혹이 문제됐다.
금감원은 이를 부적절한 회계 처리로 판단하고 고의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회계처리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설립 이후 계속해서 재고자산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셀트리온은 생산한 의약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매해 매출을 올리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재고가 쌓이는 구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의 문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당시에도 재고자산 논란이 일었지만, 금융당국은 '안전재고' 수준이라는 판단하에 통과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계열사의 회계처리 문제에 대한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바이오업체 회계처리 문제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 탓에 연구개발비 투자 후 수익을 거두기까지 오래 걸린다. 주식시장 투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간 대형주를 비롯 여러 바이오업체들에게 주식시장 가치 제고는 지상과제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