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료 대비한 '한국형 ACO 모델' 나와 눈길

미래 의료 대비한 '한국형 ACO 모델' 나와 눈길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2.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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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ACO 모델 및 커뮤니티 케어 연구포럼 창립 심포지엄 개최
보건의료 비중 적은 '커뮤니티 케어' 보다 'ACO'가 대안으로 제시

고령화, 만성질환자 증가,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 급변하는 미래 의료에 대처하기 위한 의료공급체계 및 의료서비스의 혁신 방법으로 '한국형 ACO 모델'이 제시됐다.

이런 제안은 지난 13일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형 ACO 모델 및 커뮤니티 케어 연구포럼'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명지병원 고령사회 통합의료·포괄케어 연구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는 보건 의료계를 비롯해 복지분야 정책 연구자, 학계, 관련 단체, 병원 및 의원 관계자, 지자체 등 의료와 복지를 아우르는 각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김윤 교수(서울의대)와 이왕준 이사장(명지의료재단)은 의료기관 경영환경의 변화와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미국의 ACO(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책임의료기구)를 한국 사회에 맞게 변형한 한국형 ACO 모델의 시범 사업을 제안했다.

'책임의료기구'(ACO)는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지역사회구성원 및 이해관계자 간 파트너십에 의해 운영되는 지역사회 기반 의료조직체를 뜻한다.

이날 심포지엄에 앞서 이왕준 연구포럼 운영위원장은 "고령화를 비롯한 다양한 의료환경의 급변상황에서 현실적용과 지속할 수 있는 의료공급체계와 의료 서비스 시스템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각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급체계의 혁신과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모델을 연구하고 지향하는 네트워크로 '한국형 ACO 모델 및 커뮤니티케어 연구포럼'이 태동하게 됐다"고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포럼이 이론적 논의나 해외사례 검토 수준에 그치지 않고 최소한 시범사업의 모델과 정형화된 모델링을 제시하고, 나아가 권역 또는 광역 단위의 실제적인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 제1 연자로 나선 김윤 교수는 '한국형 ACO 시범사업 전략'을 주제로 "보건의료체계가 붕괴한 현재, ACO가 중소병원이 대형병원과 경쟁할 수 있는 무기"라며 "ACO를 통해 의료비를 절감하고 의료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행위별 수가제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도입하기 좋은 모델이 ACO"라며 "ACO는 거기에 의료 질을 기반으로 인센티브를 더하는 방식이고, 재정기전을 이용한 새로운 의료제공체계이므로 민간 의료기관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용하기 수월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 ACO 도입이 유리한 이유로 ▲행위별수가제 ▲의료 질과 관련한 인센티브제도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는 특징 등을 들었다.

또 장애요인으로는 ▲의료기관의 네트워크 참여 경험 부족 ▲환자 관리 경험 부족 등을 꼽은 김 교수는 "이런 장애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기간·대규모 시범사업을 통한 학습과 경험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형 ACO, 광역단위 시범사업을 통한 통합공급체계 혁신 추구'를 주제로 발제한 이왕준 이사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커뮤니티케어의 기본 개념에서는 보건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ACO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 이사장이 제시한 한국형 ACO 모델 및 구현은 첫째, '제도적 장점을 활용한 ACO 구축'으로 건강보험을 통한 전국적 통제와 민간 주도의 공급체계 간의 충돌을 의료공급자 연합 네트워크를 통한 의료자원과 재원의 효율적 재분배로 교정을 유도하여 해결한다는 것이다.

둘째, '통합의료공급체계 구현방식'은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통합 재원을 기반으로 급성기 진료서비스는 전국 동일 기준 및 수가 체계로 중앙금고에서 지급해 의료자원 효율 개선 및 임상 기능 강화를 추구하고, 통합 및 포괄서비스는 관리 인구별 지급 총액 계약을 통해 지역 금고에서 지급하는 시스템으로 분절적으로 운영되는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통합하는 형태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재원 도입 및 단계별 확대'는 건강보험 펀드 0.1% 또는 잉여금의 1% 등의 단발적 시범사업의 재원을 검토하고, 시범사업의 지불체계는 장기요양 및 미래형 서비스 등의 범위로 인두당 묶음수가(Bundle care)로 하며, 시범사업은 '권역지정 시범사업'에서 '시범사업 지역 확대(지역확대)', '시범사업 범위 확대(서비스 제공 범위 확대)'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권역별 시범사업의 경우 인구 45만명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를 예로 들었다. 덕양구는 전국 2위의 인구 밀집도를 나타내는 노인 인구 6만 명의 도시이다.

이 이사장은 "덕양구와 같이 인구 30∼50만명을 하나의 권역으로 설정 시 적절한 수와 유형의 의료서비스 제공 주체가 참여해 유기적인 모델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의료 통합공급체계의 필요성으로 '3C+AI' 개념을 소개했고 '4P'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이사장은 "3C+AI는 Connected care(연결된 치료)·Coordinated care(조정된 치료)·Comphrehnsive care(종합적인 치료)·Accountable care(경제적인 치료)·Integrated care(통합적인 치료)"이고, 4P는 Precision medicine(정밀의료)·Prediction medicine(예측의료)·Personalized medicine(맞춤의료)·Prevention medicine(예방의료)"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미래 의료 수요를 맞춘 구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두 연자의 발제에 이어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의 사회로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지영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기준실장,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서진수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 성종호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등이 참여한 패널 토의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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