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관리 비상…'수혈 적정성' 적극적 질 관리 중요

혈액관리 비상…'수혈 적정성' 적극적 질 관리 중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2.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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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혈액관리학회 "환자 혈액관리 치료법 건강보험 적용" 요청
"수술 후 과다한 수혈 오히려 '독'…적절한 수혈 효과적" 지적

대한<span class='searchWord'>환자혈액관리</span>학회는 14일 제4차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저출산, 고령화, 헌혈인구 감소 등 불안정한 혈액 수급 현실에 대해 논의하고 <span class='searchWord'>환자혈액관리</span>(PBM)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사진 왼쪽부터 학회 김경환 재무이사, 엄태현 회장, 김영우 고문) ⓒ의협신문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는 14일 제4차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저출산, 고령화, 헌혈인구 감소 등 불안정한 혈액 수급 현실에 대해 논의하고 환자혈액관리(PBM)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사진 왼쪽부터 학회 김경환 재무이사, 엄태현 회장, 김영우 고문) ⓒ의협신문

성공적인 환자혈액관리제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수혈 적정성에 대한 적극적인 질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학계는 혈액관리제도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환자혈액관리를 위한 치료법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는 지난 14일 제4차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저출산·고령화·헌혈인구 감소 등 불안정한 혈액 수급 현실을 고려해 환자혈액관리(PBM)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자혈액관리(PBM)란 환자에게 혈액이 부족할 경우, 수혈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최선의 치료 전략을 다학제적으로 접근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PBM은 불안정한 혈액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학계의 관심이 높다.

2014년 창립한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는 적정수혈을 통해 치료 효과를 개선함은 물론, 수혈 부작용과 의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PBM에 대한 다학제적 임상연구 수행, 학술대회와 강연을 통한 홍보 활동, 법률제도 정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환자 혈액 관리(PBM)가 무엇이고, 수혈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진국의 정책 동향, 국내 환자 혈액 관리사업 현황 및 문제점, 그리고 해결과제를 위한 심층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엄태현 환자혈액관리학회장은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환자에게 수혈을 최소화하고 의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적절한 치료를 했을 때 오히려 수혈에 따르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수술 후 무조건 수혈하는 것보다 수혈을 최소화할 경우 환자가 회복했을 때 생존율이 높고, 환자 입원율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엄태현 회장은 "환자 혈액 관리는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 대해 최적화된 진료를 제공하는 증거기반의 다학제적 접근방법"이라면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혈액공급 부족 문제에 대응 방안이 될 수 있고, 좋은 치료 결과와 함께 의료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엄 회장은 "환자 혈액 관리는 혈액에 관련해 과거의 관행과 잘못된 지식에 근거를 둔 치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더 나은 치료방법을 과학적으로 고안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학회는 외과·내과·정형외과·산부인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위원으로 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연구 활동 장려 및 분과별 회원들의 활발한 학회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PBM의 개념이 아직 도입되고 있지 않은 아시아 국가에 PBM 의 중요성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엄 회장은 "국내에서 나온 중요한 연구를 유럽이나 미국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고,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국제학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학회는 ▲중장기 혈액 수급 안정 ▲혈액 사용 적정 관리 ▲국민 눈높이에 맞춘 수혈관리체계 구축 ▲미래 수요대비 지속가능성 확보 등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제시했다.

엄 회장은 "중장기 혈액 수급이 안정화되려면, 헌혈 목표관리제도 도입, 헌혈 교육 및 문화 확산, 헌혈자 예우 향상, 헌혈 인프라 확충, 희귀혈액제제 안정적 공급 기반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혈부터 수혈까지 통합 정보관리(DB), 환자 혈액 관리(PBM) 활성화, 혈액 관리료 수가 개선을 통해 혈액 사용 적정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의료기관 수혈안전 감시 확대, 수혈 부작용 예방을 위한 특수혈액제제 공급 확대, 혈소판 세균감염 관리 강화, 수혈 적정성 평가 시행, 지역 수혈관리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춘 수혈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무엇보다 "민관합동 혈액 수급 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 폐기 대상 헌혈 혈액 연구 지원 확대, 혈액공급 민관협의체 운영으로 미래 혈액 수요를 대비해야 하며, 학회는 의료진, 국민, 행정부에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적혈구제제 사용량 기준을 보면, 우리나라는 일본·호주 등 선진국 대비 사용량이 상당히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우 환자혈액관리학회 고문은 "혈액이 모자라더라도 보조적 치료를 통해 수술받은 환자가 빈혈이 일어나지 않게 노력해왔음에도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해 혈액 사용량이 많은 편"이라며 "수혈을 받지 않은 환자군에서 수술 후 합병증·재원 기간이 30% 낮아졌다는 호주의 연구 결과와, 수혈을 받은 환자군에서 수술 후 사망률이 30∼50% 정도 차이가 난다는 미국의 연구보고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출혈을 줄이는 보조적 치료 및 환자 혈액 관리에 대한 수가가 적정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 회장은 "수혈 중 감염관리가 좋아져 수술실에서의 혈액 남용 가능성이 높은데, 수혈을 과다하게 하는 경우가 오히려 환자에게 좋지 않다는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은 게 학회의 목표"라며 "의사도 수술 중 출혈을 줄이려는 노력을 함께해야 하고, 빈혈이 있는 환자는 수술 전 빈혈을 없애는 노력도 의료진이 고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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