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다이바 '국제 복지기기 전시회' 참관기
상업용품 보다 실생활품 위주 전시
이 글은 조승복 원장(서울 용산구·조승복의원)이 일본 오다이바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국제 복지기기 전시회'를 둘러보고 쓴 참관기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필자는 의사의 입장에서 우리나라보다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이 어떻게 대비하고 있으며, 노인생활에 필요한 복지기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하고자 하는 '타산지석'의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고 했다.
일본 '국제 복지기기 전시회'는 매년 9월말에서 10월초에 열린다. 올해는 10월 11~13일까지 3일에 걸쳐 오다이바 국제전시장에서 열렸다.
필자는 의학적인 관점과 노인생활에 필요한 관점 등 두 가지에 주목했고, 일행가운데 일본어를 꽤 구사하는 요양원 시설장은 그 직책상 요양시설에 필요한 분야를 주의 깊게 찾아봤다.
전시장인 오다이바 국제전시장은 우리나라 COEX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분야별, 회사별로 명확히 구분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 규모는 하루 만에 둘러보기 어려울 정도로 커 최소한 이틀 정도 돌아봐야 한다.
눈길을 끈 것은 장애인 관람객의 참가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부부 관람객 중에는 반려자의 휠체어를 미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사회의 노령화를 실감케 했다.
전시장 이모저모
(1)생활편의시설 및 기기
1) 기존 변기 양 측면에 간편하게 부착할 수 있는 손잡이
2) 체온을 재기 힘든 치매노인들을 위한 피부체온측정기
3) 치아 없는 잇몸세척 스펀지 칫솔
4) 컵과 밥공기에 부착 가능한 대형 손잡이
5) 손잡이를 곡선형으로 제조 및 비스듬하게 깎아서 기울이지 않아도 식사 가능한 숟가락
6) 고정장치
- 젓가락 손잡이 끝을 이어서 집게처럼 다루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고정 장치
- 밥과 반찬 그릇의 바닥에 부착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부속
- 고정형 손톱깎이
- 고정형 컵 세면기
- 고정형 실 뜨개
7) 머리충돌 방지 모자
8) 식탁 및 책상 높이조절 장치
9) 지팡이
- 예쁘고 가벼운 접이식 지팡이
- 의자 변환 지팡이
- 반짝이 및 야광장식으로 인식의 편의성을 늘린 지팡이
- 오각 혹은 육각 고무부품을 끝에 부착해 기울어지는 현상을 방지하는 지팡이
10) 길을 잃는 불상사를 방지하는 GPS 신발
11) 다양한 소독 스프레이
12) 목욕 보조기기
- 간이 머리 감기 침상
- 미니 목욕 풀장
- 문을 열고 출입하는 간편 목욕탕
13) 계단보조장치
- 전자동 계단 의자
- 건물의 턱이나 계단을 오르기 위한 접이식 경사장치
14) 기저귀 및 이동변기
- 일회용 기저귀 식 이동변기
- 대소변시 벨이 울리는 기저귀
- 대변시 자동으로 흡수해 처리하는 기기
- 기저귀를 거부하는 뇨실금 환자의 정강이에 팩을 묶거나 팬티에 부착하는 튜브장치
- 와상환자를 위해 입구를 크게 만들고 체형에 맞춰 고정하는 플라스틱 소변기
(2) 운동시스템
1) 간편걸음보조장치
2) 탑승자의 수동운전을 위해 발판이 회전하는 휠체어
3) 자동으로 움직이며 다리운동을 돕는 자전거 페달
4) 상하운동장치
5) 운동보조침대
(3) 휠체어
1) 실내용 소형 휠체어
2) 회전의자 휠체어
3) 침대이동의 편의를 위한 상하이동 휠체어
4) 목욕침대휠체어
5) 휠체어 외출 담요 및 비옷
6) 휠체어 소독기
(4) 로봇
1)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로봇
2) 인형 및 애완동물형 로봇
3) 대상자의 행동을 지시하는 보조로봇
4) CCTV를 통해 자택의 노인을 관찰하면서 대화도 가능한 프로그램과 로봇
5) 보행보조 착용식 로봇
6) 요양사를 보조하는 벨트착용식 이동편의로봇
(5) 자동차
생활에 가장 밀착된 기기였기에 관람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다.
90도 회전이 가능한 의자와 대형 휠체어도 실을 수 있는 소형차가 주목받았다.
전시 관람을 마치며
지난해까지는 중증 장애인 복지기기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경증 장애인 용품을 많이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바디 로봇휠체어다. 어르신들이 산책할 때 휠체어가 자율주행 로봇형태로 따라오는가 하면 앉고자 할 때는 휠체어 형태로 변형된다.
물건을 넣고 다닐 수 있는 캐리어 겸 이동식 의자나 노인용 자동하체 운동기구 등도 눈길을 모았다.
일본은 사회 전반적으로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국제 복지기기 전시회에 출판한 기기들은 자동보조기기 비중이 컸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2018 고령사회 백서'에 따르면 일본의 고령화율은 27.7%로 세계에서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에 이어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를 넘어선 데 이어 2017년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14.2%(711만 5000명)를 차지하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5년경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국제 복지기기 전시회'는 상업용품 보다 실생활품 위주로 구성, 인상적이었다. 노인 관람객의 신뢰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다.
'국제 복지기기 전시회'는 노인을 위한 실생활품 전시에 주목, 노인은 물론 노인을 볼보고 있는 관계자들의 참여 의욕을 북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