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 신년기획 '사계군자'전

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 신년기획 '사계군자'전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01.18 16:2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시대 문인들이 즐기던 사군자 현대적 의미 되새겨

윤정원, sublime 40x40cm 장지에 채색, 2012
윤정원, sublime 40x40cm 장지에 채색, 2012

안국약품 안국문화재단이 갤러리AG에서 신년기획전으로 '사계군자'전을 2월 28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문인들이 즐겨 그리던 사군자의 현대적 의미를 짚어보는 전시로 기획됐다.

사계군자는 자기만의 서체를 개발하고 연마해 그 기반으로 글을 쓰고자 했던 옛 문인들이 다양한 운필법을 익히기 위한 수단이었다. 사군자는 고리타분한 형식의 답습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서화체로 찾아내고 싶어 하던 진정한 예인들의 영원한 관문으로 작용했다. 

전시작품 중 오윤화 작가의 매화도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피어나는 매화의 매력을 고귀한 첫발을 내딛는 군자에 비유했다. 매화는 쉽게 피는 꽃이 아닌 홀로 억겁의 시간을 이겨내고 찰나의 순간을 봄으로 맞이한다.

선미 작가는 강렬하면서도 처절한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不二禪蘭)화를 오마주해 난초화를 재현했다. 화제는 '부작란도(不作蘭圖)'. '난초를 그리지 않은 난초그림'은 난초화가 서체와 일체화돼 난초화인지 서체인지 알 수 없게 된 추사체를 극찬하고 있다. 

윤정원 작가는 국화를 'sublime' 즉 숭고함으로 이름 짓고 국화가 또 하나의 군자로써 나타냄이 무엇인지 현대적으로 보여준다. 화면 가득 채워진 국화 또는 욕망으로 태워지다 만 국화 꽃잎의 잔재들은 작가가 인간의 유한한 인생을 위로하기 위해 고결하고 숭고한 국화를 인간에게 바치는 인간의 심리를 들춰낸다.

유미란 작가의 대나무는 절개 있고 푸르름을 잃지 않는 기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사군자 중 겨울을 대변한다. 은박지 위 대나무는 실재 그 자체다.

안국문화재단 관계자는 "그림은 오래도록 그림으로 머물지 않고 언어의 수단이자 각기 다른 서체처럼 독창적인 모습을 갖춘다는 의미에서 사군자의 위치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답습이 아닌 독창적인 개개인의 현현이 사군자를 통해 드러나기를, 새해를 맞이한 모든 이들의 염원이 매한가지가 아님을, 꽃보다 아름다운 꽃들이 되기를 '사계군자'전을 통해 소망한다"고 말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