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검진의학회, 개원가 배제한 폐암검진사업 '넌센스'
폐암 검진 대상자 '30갑년 흡연자'…"기준 모호"
'폐암 검진사업'에서 개원가를 아예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개원가 역시 해당 사업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기준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김원중 대한검진의학회 회장은 24일 밀레니엄 서울힐튼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제21차 대한검진의학회 학술대회 및 제16차 초음파 연수교육' 기자간담회에서 폐암검진사업 검진기관을 종합병원 이상으로 한정한 것은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2019년 7월부터 폐암에 대해 국가 암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암 검진 대상에 폐암을 추가하고 검진 기관 지정기준 등을 규정한 암 관리법 시행령 및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전제조건으로는 ▲폐암 검진 기관은 16채널 이상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 구비▲영상의학과 전문의(폐암 검진 판독 교육 이수) 및 전문성 있는 결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의사(관련 교육 이수), 방사선사 등 상근 배치 등을 두었다.
이때, 종별 기준도 '종합병원 이상'으로 한정했다. 복지부는 '질 관리와 안전성'을 제한 이유로 들었다.
장동익 대한검진의학회 상임고문은 "폐암검진사업 시행은 좋다. 하지만 검진 기관이나 검진대상자 선정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을 대학병원, 종합병원으로 제한하는 것은 가장 큰 문제다. 전국에 많은 의원급에서 이미 16채널 CT 등 좋은 기계·조건을 갖추고 있다" 짚었다.
참여 가능 기관을 시설이나 인력 등의 질적 기준이 아니라, 종별 제한을 두어, 개원가의 참여 자격을 애초에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가 13일 성명을 통해 폐암검진사업이 과도하게 높은 사양의 기기와 인력 기준을 요한다며 해당 사업을 지적한 것과는 비판 방향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는 모양새다.
대한검진의학회는 폐암 검진 대상자 선정에 대해서도 '기준이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폐암 검진 대상자는 만 54세~74세 환자 중 폐암 발생 고위험군으로 그중 30갑년 흡연자가 해당된다고 알려졌다.
장동익 대한검진의학회 상임고문은 "30년간 하루 1갑씩 핀 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것이냐. 환자의 증언만으로 대상자로 삼는 것은 너무 기준이 모호하다"며 "소변에서 니코틴 검사를 해서 다량으로 발견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등 학문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접근이 용이한 일차의료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다. 왜 꼭 대학병원이나 종협병원으로 선정해야 하는가. 이것은 넌센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검사를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린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장동익 고문은 "고지혈검사에 대한 연구용역 진행 시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을 고려하지 않은, 총량만 따진 결과"라며 "대학병원 교수의 연구용역은 이렇듯, 일차진료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개원의 중심의 전문학회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잡해지는 서류작업·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수가 보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김원중 회장은 "검진업무는 갈수록 서류작업이 복잡해지고 있다. 업무가 증가해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가 인상·보전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연수교육에는 7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강의에는 '하복부초음파 보험급여 조건 취급 방법'과 인력·업무 낭비를 줄이기 위한 '검진 결과 모바일 통보'주제 등이 포함돼 큰 호응을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