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참여 외과의사 80명 그쳐…'복잡한 행정·낮은 혜택' 원인
손보사 맘모톰 소명 요청 "의협·학회·지회와 공동대응할 것"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에서 외과계가 저조한 참여율을 보인 것이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표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외과의사회는 3일 그랜트힐튼서울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춘계연수강좌를 개최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복잡한 행정에 비해 낮은 혜택으로 인해 '외과'가 낮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며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외과계 의사회는 외과계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에서 환자동의서 작성의 어려움, 불합리한 수가, 과도한 행정절차, 교육 이수 불필요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속 제기해 왔다.
정영진 외과의사회 회장은 "시범사업에서 교육상담료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의 동의서가 필요하고, 교육 이수도 해야 하며 심사평가원 사이트에서 코딩작업도 해야 한다. 너무도 복잡한 조건이다. 이에, 동의서 등에 대한 간소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시범사업의 성격상 안 된다고 했다"며 "실질적인 혜택은 적은 데 반해 행정적·절차적 복잡성은 높다 보니 80명 정도의 낮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신청이 80명이고, 실제 청구 인원은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당 시범사업의 본 의도는 열악한 외과 현실에 대한 지원책으로 정책·제도 개선을 해보자는 것이었다"며 "재정적·프로토콜 제작과정을 거치면서 대상이 외과 의사를 포함한 외과계 다른 과를 포함하게 됐다. 심평원 등 공단에 있는 여러 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치면서 고혈압당뇨 사업 등 기존 시범사업에 준해서 정례화됐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실제 임상 현실과는 다른 절차가 만들어졌다"고 짚었다.
정영진 회장은 "대학병원에서 상담료는 8만 원 정도의 수가를 책정받고 있다. 시범사업에서 교육상담료는 초진일 때 2만 3000원, 재진일 때 1만 4900원 정도다. 혜택은 상당히 적다"며 "처음에는 절차가 너무 복잡해 거부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시범사업을 진행해나가면서 문제점을 고쳐나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참여율이 적은 것 또한 하나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10월까지 진행되는 1차 시범사업 종료 후, 복잡한 행정적 절차 등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해, 참여율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저조한 시범사업 참여율에 대해, 외과수술을 시행하는 개원가 숫자 자체가 적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익강 외과의사회 총무부회장은 "외과수술을 주로하는 개원가 수 자체가 적은 것이 저조한 참여의 원인일 수 있다"며 "경증수술 등 3차 의료기관까지 가지 않고도, 동네 의원에서 보험재정을 절약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이 분야가 심각히 왜곡·손상됐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부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토콜 적용에서, 필요 이상의 과대설명을 하게 되면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공포감을 조성해 수술 결정에 어려움을 주게 된다고도 짚었다.
임익강 총무부회장은 "환자가 수술을 결정할 때까지 30분 이상의 설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비로 그 부분을 위로(보상)받을 수 있지만, 수술하지 않게 되면, 수술에 대해 긴 시간 동안 설명한 용역비·인건비는 보상받을 길이 없었다"며 "이미 시행되고 있는 행위에 대한 수가를 주면 되는데, 마치 없던 것을 새롭게 신설한 것처럼 코딩 작업을 하다 보니, 동의서 등 새로운 것을 만들게 됐다. 새로운 업무와 절차가 생겨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부분마취만을 요하는 치질 수술에서 기존에는 수술 및 마취에 대한 약식설명으로도 충분했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시범사업 프로토콜을 적용한다면, 전반적인 수술·마취 관련 합병증 등의 설명이 모두 들어가게 된다. 단 1%의 확률까지도 모두 고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환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과대설명이 포함되면, 수술을 결정하는 데 불필요한 공포감이 조성될 수 있다. 개원의 입장에서는 환자에게 불필요한 과정을 겪을 수고나 공포감을 조성하기보다는 참여를 하지 않는 기존 방식을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맘모톰' 관련 민간손해보험사의 소명 확인 요청 건에 대해서는 지회인 대한유방외과연구회 및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집단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맘모톰 수술(진공보조 유방종양절제술)이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2차례 탈락하자, 민간손해보험사에서 해당 시술에 대한 진료비 소명과 부당이득금 반환 요구에 나서면서 파문이 일었다.
정영진 회장은 "맘모톰 생검술에서 '완전 절제'에 대한 신의료기술 등재가 되지 않은 것뿐이지 (맘모톰 생검술을 이용한) 절제나 검사 과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행위 자체에 대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손보사 관련 문제는 대한의사협회와 외과학회, 유방외과연구회 지회 등 집단대응과 함께 의사회 자체적으로도 적극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맘모톰 생검절제술은 현재 3차 신의료기술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맘모톰을 통한 절제술이 가능한 부분을 어떻게·어느 정도 수가에 반영할 것인가 등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애용이 나오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과의사회장으로서의 비전을 밝혔다.
정영진 회장은 "지난해에는 유방외과연구회가 지회로 합류했다. 올해는 하지정맥류 회원들을 지회로 합류시키려 하고 있다"며 "외과전문의 포워드를 가지고 개원가에서 각자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들을 외과의사회에서 품고 나가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외과의사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렵게 버티고 있다. 외과의사 지원율 감소는 외과 현실이 어렵기 때문이다. 외과 분야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대접이 있어야 지원율도 높아질 것"이라며 "외과 가산제도는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수가 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저평가된 수술 수가 문제와 수술실 안전강화로 인한 시설보강 투자비 등에 대한 보상 문제 등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연수강좌는 ▲외과 ▲유방 갑상샘·만성질환 ▲미용·성형 ▲TPI 이수 등 4개 세션으로 구분·진행됐다. 사전등록 850명, 현장 등록 120명으로 총 9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