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청문 주재자·진행 과정·절차 일체 공개해야!"
시민사회단체 청문 참여·철저한 증거조사 등 촉구
제주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이 비공개 진행으로 부실·졸속 청문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7일 성명을 통해 "녹지국제병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증폭되고 장기화된 데에는 자료와 정보 은폐가 큰 몫을 차지했다"면서 "청문주제자, 진행 방식,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녹지병원은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허가받았지만, 조건부 승인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녹지병원에 대한 허가취소 청문회가 26일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청문주재자·방식 등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어 시민단체가 반발에 나선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제주도는 청문 절차의 독립성과 객관성, 공정성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청문 주재자로 선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청문 주재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다면 독립성과 객관성·공정성을 확인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행정절차법 28조와 29조에 따라 청문 주재자가 누구인지 미리 공개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행정절차법 제28조(청문 주재자)는 '청문 주재자의 선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행정절차법 제29조(청문 주재자의 제척·기피·회피)는 ▲당사자, 친족 관계, 해당 처분의 증언 및 감정을 한 경우 ▲해당 처분의 대리인으로 관여한 경우 ▲해당 처분업무를 직접 처리한 경우 등에 해당되면 청문을 주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행정절차법 어디에도 청문 주재자를 공개해서는 안 된다거나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없다"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 주재자를 누구로 선임했는지 지체 없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문 진행 과정 일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청문은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을 해명하고, 개원 허가 과정의 부실과 졸속을 바로 잡기 위한 청문"이라며 "따라서 비밀청문, 깜깜이 청문이 되어선 안 된다. 일체의 청문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 단서조항인 행정절차법 제30조가 적용될 수 없는 청문이라고도 진단했다. 행정절차법 제30조(청문의 공개) 단서조항은 '공익 또는 제삼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공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는 제주도민과 전 국민적 관심사이자 제주도민과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걸린 지극히 공익적인 사안"이라며 "제삼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전혀 없다. 청문을 공개하지 않을 이유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취소 활동을 벌여온 시민사회단체들을 이번 청문 절차에 이해관계인으로 참여시키지 않는다면 청문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노동시민사회단체를 이해관계인으로 지정해 청문 절차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와 관련 일체의 증거를 전면 조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노조는 "그동안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개원 허가 과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청문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증거 조사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원본 일체 ▲제주도가 녹지그룹 및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 녹지국제병원, JDC,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과 주고받은 공문 일체 ▲제주도가 녹지그룹,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 녹지국제병원, JDC,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과 면담 및 협의한 자료와 결과 일체 ▲녹지국제병원 관련 법적 소송과 분쟁 관련 자료 일체 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번 청문이 목적에 부합하려면 녹지국제병원이 개원 허가 후 3개월간의 법정 개원 기간 내에 정상적으로 개원하지 않은 이유와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과정의 모든 의혹과 문제점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면서 "이번 청문 과정은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취소해야 할 근거를 명백히 밝히고,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졸속으로 허가한 행정오류를 바로 잡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