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노동조합 지부' 설립 추진

전공의 '노동조합 지부' 설립 추진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2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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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전국 전공의 대표자 대회…'대정부 요구안' 발표
"전공의 처우·환자안전 위해 전공의 노조 지부 설립 필요"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3일 단국대병원 회의실에서 '전국 전공의 대표자 대회'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3일 단국대병원 회의실에서 '전국 전공의 대표자 대회'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전공의 과로'가 최근 다시 사회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들이 노동조합 지부 설립 의지를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3일 단국대병원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전공의 대표자 대회'에서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을 위해 전공의 노조 지부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대회를 통해 故 신형록 전공의 사망, 추모 관련 경과보고와 추후 계획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대회에는 지역별 대표들이 고루 참석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서울대병원 성전 회장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이성민 회장 ▲고려대안암병원 김재형 회장 ▲한양대병원 이관홍 회장 ▲한림대성심병원 정용욱 회장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고신대복음병원 고재범 회장,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조선대병원 문영훈 회장, 충청 지역에서는 ▲단국대병원 천상우 회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대전협은 故 신형록 전공의 사망 이후 전공의 과로 실태 파악을 위해 시행한 '업무강도 및 휴게시간 보장 관련 설문 조사' 결과도 공유했다. 참석한 지역 대표들은 각종 지표로 드러난 현실을 수긍하며 전공의 권리 보호를 위한 수련병원별 전공의 노동조합 지부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승우 회장은 "임금 문제 등 전공의 처우는 물론, 환자와 전공의 안전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을 위해 전공의 노조 지부 설립이 필요하다"며 "이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협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자 안전과 전공의 과로와 국민 건강과 필수 의료를 위한 대정부 요구안이 논의됐다.

성전 서울대병원 대표는 "항상 묵혀있었던 전공의 과로, 열악한 수련환경 문제가 故 신형록 전공의 사망으로 다시 한번 지적된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요구안에는 ▲야간 당직 시 1인당 담당 환자 수 제한 ▲병원평가지표에 입원전담전문의 비율 포함, 별도 재정 지원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구성 개편 및 수련환경 평가 공개 ▲ 전공의법 시행규칙 개정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가 당직 근무 중 사망하는 등 수련환경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의료 최전선의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면서 "대전협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 할 젊은 의사 단체로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올바른 의료계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대정부 요구안

 

[환자 안전과 전공의 과로]

전공의법은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전공의의 권리를 보호하고 환자 안전과 우수한 의료인력의 양성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전공의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전공의들은 법에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 과로는 결국 환자 안전, 그리고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미국에서는 주치의 1인이 안전을 담보하면서 책임질 수 있는 환자 수가 최대 15명 선이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반면, 본 회가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정규 근무 시 담당하는 평균 입원환자 수는 전공의 1명당 평균 20명이 넘었고, 당직 근무 시에는 평균 100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에 안전하게 진료하고 수련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시급한 과제이다.

첫째, 야간 당직 시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전공의 1인당 담당 환자 수 제한이 필요하다.

둘째, 입원전담전문의(의사 인력)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병원평가지표에 입원전담전문의 비율을 포함하고 별도의 재정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집중 계도기간을 운영하고 추가 보조 인력을 통해 환자 진료와 관련 없는 업무를 재조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구성 개편을 통해 피교육자인 전공의 참여를 높이고 매년 수련환경 평가를 공개하여 결과에 따라 우수 수련병원을 지정하도록 한다.

다섯째, 전공의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미준수 건별 혹은 전문과목별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시정명령 이후 무작위추출을 통해 현지평가를 시행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국민 건강과 필수 의료]

대한민국 의료 미래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업무강도에 비해 보상이 마땅치 않고 의료 소송 등 각종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전공의 충원율이 높지 않아 전문의 양성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은 국가적 큰 손실이다. 특히, 최근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도 낮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길병원 전공의 사망 사건 등 의료 시스템적인 문제와의 관련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결국 국민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역대 정부는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턱없이 낮은 건강보험수가체계에서 젊은 의사를 끌어오려면 수가 정상화는 물론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체계적인 교육과정 마련 등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또한, 소위 '문재인케어'라는 국가정책으로 현재 무분별하게 급여화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보험재정 적자가 이미 시작되었으며 그 폭은 해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국민 건강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의학적 필요성의 우선순위에 따라 필수의료와 재난적 의료비 발생을 최소화하는 보장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첫째, 우수하고 필요한 전문의 양성을 위한 수련 프로그램 개발 등 국가 차원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OECD 국가에서도 최악인 대한민국의 필수의료 보장성 및 저수가를 개정하고 환산지수 정상화가 절실하다는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

셋째,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 마련을 위해 전공의 등 젊은의사도 참여하는 TFT를 구성한다.

넷째, 의료공급자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간의 급여 및 심사기준 개선을 위해 젊은 의사도 위원으로 포함하는 상설협의체를 만들고 심사규정 공개 및 심사실명제를 도입함으로써, 의료공급자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모두 신뢰하고 납득할 수 있는 심사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2019. 3. 23

대한전공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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