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미만 아동에게 부모 체납보험료 독촉?

8세 미만 아동에게 부모 체납보험료 독촉?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4.02 11:5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권위, 미성년자 건강보험료 납부의무 폐지 권고
체납보험료 기록, 학자금 대출·취업 등 불리하게 작용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의협신문

국가인권위원회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지역가입자 미성년자에 대해 건강보험료 납부의무를 부과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회복지시설에 거주하는 만 8세의 아동에게 부모가 체납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라는 독촉장을 보낸 것이 발단이 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미성년자에게 부모가 체납한 건강보험료를 연대 납부하라는 건보공단의 독촉장과 관련해 다수의 진정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2017년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직장가입자의 자녀인 미성년자는 피부양자로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반면 지역가입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77조 제2항에 따라 세대 구성원 전원이 연대해 보험료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부모가 연체한 보험료를 연대해 납부해야 한다.

인권위는 "납부의무 면제 소득 기준이 최저임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등 건강보험료 납부의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미성년자에게 가해지고 있다"며 "미성년자 연대납부의무에 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건강보험료 결손처분 사유별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미성년자의 건강보험료 결손처분 건수는 30만 9823건으로 총 62억 9400만원. 미성년자의 건강보험료 체납액은 연간 약 12억원(건당 약 2만 315원)이다.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제도는 사회보험제도로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개인의 가입을 강제하면서 소득이나 재산 등에 따라 개인별로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고 있다"면서 "보험료 납부능력이 부족한 취약계층에게는 사회연대의 원리에 따라 보험료를 면제 또는 감면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취학 아동에 대한 무상의료 확대, 소득 수준에 상관없는 아동수당 지급 등 정부의 정책 기조가 아동에 대한 사회보장 제도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고, 미성년자에게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해외 사례를 찾아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대부분의 건강보험료 체납 미성년자의 체납액이 소액에 불과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미성년자의 체납액에 대해 결손처분으로 사실상 면제 조치하고 있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미성년자 건강보험료 납부의무 제도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체납기록을 종합신용정보기관에 제공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짚었다.

인권위 상임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부 체납보험료가 있는 미성년자를 독촉고지 대상에서 제외하고, 결손처분을 통해 보험료 납부의무를 사실상 면제하더라도 체납기록을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 제공할 경우 학자금 대출이나 취업 등 개인 신용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권위는 ▲국민의 건강에 대한 국가의 의무와 적극적 역할의 요구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사회보험제도에 의한 취약계층 사회보장의 증진 ▲보편적 보건의료서비스의 보장이 필요한 미성년자의 사회·경제적 특성 등을 고려해 미성년자의 납부의무를 면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료 납무 의무를 면제했을 때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부과체계를 갖고 있음에도 미성년자에 대해 납부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 극복해야 할 문제이지, 미성년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납무 의무 부과를 유지해야 할 타당한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