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포기 논란…전공의 반발 예상 못했나?
서울백병원 '수련병원 포기' 논란이 뜨겁다. 병원 측의 '호미(해명)'는 전공의들의 반발에 기름만 더 부었다. 백병원은 TFT(태스크포스팀) 회의 개최라는 '가래'를 마지 못해 꺼냈다.
논란은 서울백병원 측이 '레지던트 수련병원 자격 포기'를 일방 통보하며 시작됐다. 2023년부터 '인턴 수련병원'으로의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신규 인턴들은 반발하며 '파업'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사건이 심화되자, 병원 측은 '십 년 이상 누적된 적자'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현재 근무 중인 레지던트 1년 차들이 수련을 마칠 때까지 수련병원을 유지하겠다"고 해명했다. '수련병원' 포기가 아닌 '인턴·레지던트 수련병원'에서 '인턴 수련병원'으로의 전환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병원의 해명은 '변명'으로 치부되며 논란의 불씨만 더 키웠다. 현재도 '하루 30분 점심시간'을 호소하는 전공의에게 인력지원 없는 모집 중단은 수련은 물론 진료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기 때문. 여기에 병원 측이 아무런 안내 없이 2019년 신규 인턴 모집을 진행하면서 인턴지원자들의 기회와 선택을 박탈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병원 해명 직후 "논평할 가치조차 없는 변명"이라고 지탄했다. 수련병원 포기와 레지던트 수련병원 자격 포기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거다.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인제학원 이사회 및 5개 병원장들은 4일 확대 TFT를 열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 서울백병원의 신규 전공의 수련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백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재단 측의 '다소 달라진' 입장에 부분적으로 파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납득이 될 만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파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긴가민가'하다는 것. 앞서 재단 측에서 보인 태도에서 '신뢰'를 잃은 것으로 해석된다.
백병원 측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병원이 4일 꺼내 들 대책이 무엇이건 간에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논의가 전무했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재단의 행보는 '여론 악화'를 의식한 울며 겨자먹기식 대책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가래로 막을 것에 호미를 먼저 슬쩍 들이민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