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규 의원, 건보 지속가능성 우려...의료인 폭행 가중처벌법 "아쉽다"
남은 임기 '의료일원화' 의료법 개정안 발의..."의-한 충분한 협의 전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의료계 반대에도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문재인 케어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여당 의원임에도 문케어로 인한 대형병원 환자쏠림, 의료이용량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손실 등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윤 의원은 11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현재 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 그리고 자신이 직접 발의한 법안들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가장 먼저 문케어 시행에 따른 대형병원 환자쏠림 심화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며,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 의료법 개정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반의사불벌 조항이 제외된 것과 의료법에 비해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에 관한 논의가 충분하지 못했던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최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일부 기능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이관할 것을 제안한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자신이 발의한 건정심 구조 개선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공급자·가입자 위원 균형과 견제 장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하는 윤 의원과의 일문일답]
Q.최근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 등을 골자로 한 '고 임세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 개정을 강력히 주장했던 당사자로서 소회는.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빠진 것은 개인적으로 아쉽다. 처음에 발의한 임세원법은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과 사법입원을 도입하는 정신건강복지법 등 2개 개정안이다. 고 임세원 교수와 같은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해 두 방향 모두 동시에 접근해야 하는데, 의료법에 비해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Q.문재인 케어로 인한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국회 입성 이후부터 문케어의 성공을 위해 의료전달체계를 안착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보건경제학적으로 보장성을 강화해 본인 부담이 감소하면 당연히 의료이용은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분명하게 나눠져 있지 않고 사실상 누구나 3차 의료기관을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당연히 3차 의료기관의 의료이용이 상대적으로 더 증가하고, 의료비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문케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Q.최근 공익위원 선정 통제를 골자로 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편 법안을 발의했는데.
=현재 건정심은 가입자, 공급자, 공익위원의 비율을 1:1:1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구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민주적인 협의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현행 공익위원 8명 중 6인이 정부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는 기관의 직원 가운데 임명 또는 위촉하고 있어 대부분 정부 측과 의견이 유사하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표결에 의해 결정되는 건정심의 의결 과정으로 미뤄봤을 때 현 구조는 합리적이거나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건정심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견제 장치가 없다. 국회 소관 상임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의결토록 절차를 개선하고자 했다.
Q.최근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운영하는 급여 결정 관련 전문위원회를 건정심 소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는데.
=동의하기 어려웠다. 건정심에 공급자 측 위원으로 의료서비스 전문가가 참여한다 하더라도 심평원 관련 위원회 수준의 기술적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고, 보험 청구방법 및 진료비 심사·평가 등 사후관리 업무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에도 건강보험 급여 결정은 전문성과 업무 연계성을 갖춘 심평원에서 맡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Q.이제 20대 국회도 1년 정도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정책적 목표나 발의하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의사로서 늘 원하는 것은 더 건강한 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만인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야 없겠지만, 국회에서 뛰는 2년 동안 아주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만족한다.
남은 기간 동안 숙원했던 의료 일원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싶다. 다만, 환자나 의료계와 한의계 모두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므로 충분한 설득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Q.보건의료 분야 정책과 관련, 정부 및 보건의약계 등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와 보건의약계 모두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물론 때로는 강경 투쟁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투쟁과 별개로 정부와의 대화는 계속해야 한다. 대화를 단절하면 주요 정책의 실현이 늦어지고 중간에서 국민은 심각한 고통을 겪는다. 정부는 보건의약계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건의약계는 원하는 바를 정부에 적극적으로 관철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하라는 당부의 말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