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사' 환자상태 평가, 약물치료 계획 수립" 논란

"'전문약사' 환자상태 평가, 약물치료 계획 수립" 논란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04.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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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혜숙 의원 주최, 전문약사 토론회...'약료' 법제화 조명
"약물 요법 변화·고도화"...효용성·안정성·사회적 비용 고려해야

약계가 전문약사를 법제화해 환자상태를 평가하고, 약물치료 계획 등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의료법상 환자상태를 평가하고, 약물치료를 하는 주체는 의료인인 의사다.

대한병원약사회는 4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환자 안전을 위한 전문약사의 역할' 정책토론회를 열고 환자 안전 제고를 위해 전문약사제도를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희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아주대병원 약제팀장)은 '전문약사 법제화 방안' 발제를 통해 전문약사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중심의 약료서비스 제공'이라고 공언했다.

이 부회장은 "질병 양상의 복잡화, 약물 치료요법의 변화 및 고도화에 따라 환자중심의 보다 전문적인 약료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약사의 역할 역시 조제 중심에서 임상 중심으로 변하고 있으며, 전문화된 약물치료계획 수립을 통해 치료기간 단축과 치료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전문약사에 의한 높은 수준의 약료서비스를 모든 환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 이 부회장은 "약사법 목적 범위에서 약사 중 일정한 조건을 취득한 전문가를 공적으로 증명하고 권리와 의무를 보장하는 전문약사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국병원약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약사 법제화 방안을 보면 총 760시간의 교육 이수시간을 설정했다. 세부 이수시간을 살펴보면 전공분야별 전공실습(480)·약물치료학(140)·전문분야별 전공이론(80)·임상약학연구(54)·전문약사의 역할 및 정책(6) 등이다.

대한병원약사회는 4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환자 안전을 위한 전문약사의 역할' 정책토론회를 열고 환자 안전 제고를 위해 전문약사제도의 조속한 법제화를 촉구했다.
대한병원약사회는 4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환자 안전을 위한 전문약사의 역할' 정책토론회를 열고 환자 안전 제고를 위해 전문약사제도의 조속한 법제화를 촉구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전문약사의 구체적 업무분야도 제시했다.

김은경 서울약대 교수는 '외국 전문약사 제도 및 국내 보건의료인력의 전문화 현황' 발표에서 "다학제·다직능 팀진료 환경에서 전문 약사제도는 미국에서 1970년대부터 도입됐고, 일본도 2008년부터 운영중"이라며 "전문약사는 환자의 건강상태 평가, 약물치료계획 수립, 약물치료 반응 모니터링·평가, 약물 이상반응 문제 검토·해결·약물 사용 관련 교육·훈련 등의 약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병원약사회는 지난 2008년 6월 전문약사제도 운영규정을 제정했다. 2010년 처음으로 전문약사 자격시험을 실시, 중환자·장기이식·심혈관계·내분비·영양·종양 약료 등 6개 분야 75명이 자격을 취득했다. 2014년 소아약료를, 2016년 감염·의약정보, 2017년 노인약료를 추가해 총 10개 분야를 운영하면서 824명의 전문약사를 배출했다.

김 교수는 "전문약사제도 운영을 통해 전문 인력 확보의 성과과 함께 영역 확장과 인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직능 협력 진료팀 안에서 약사 직능을 알리는 데 공헌했다"고 밝혔다.

전문약사제도의 지향점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전문약사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화를 위한 병원약사회의 자구적인 노력에 대한 공감과 인정이 뒤따라야 한다. 법제화를 통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전문약사에 대한 유인책과 함께 훈련된 전문약사 인력 유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의 적절한 치료를 위해 팀의료에서 전문약사의 역할 역시 강조했다.

이상민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는 '환자 안전과 약물관리-팀의료 및 전문약사의 필요성' 발표를 통해 "중환자는 부적절한 용량이나 투약 방법에 의한 위해 가능성이 높고 하루 단위, 때로는 시간 단위로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약물부작용 감소와 불필요한 약물 투여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환자 전문약사는 약물의 적응증 및 용량 적절성, 약물상호작용, 알레르기 등에 검토와 약물의 효과 및 약물 부작용 발생 여부 모니터링, 약품정보 제공, 적절한 정맥영양수액 공급 , 약동학적 모니터링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중환자 진료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을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임상 약사가 조언하고, 치료목표에 적합하게 조절하는 것은 현대 중환자실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오제세·전헤숙 의원, 김대업 대한약사회장 등과 <span class='searchWord'>한국병원약사회</span> 회원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오제세·전혜숙 의원, 김대업 대한약사회장 등과 한국병원약사회 회원 150여명이 참석했다.

패널토의에서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전문약사제도 법제화에 공감했지만 우려되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서진수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정형외과)은 "현재 병원 약사의 조제수가는 개국 약사의 11.8%에 그치고 있다. 병원약사에 대한 수가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문약사제도를 도입하려면 교육프로그램과 자격에 대한 유지보수 프로그램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인춘 대한약사회 부회장도 "병원 약사의 행위에 대한 수가체계를 재설정할 때"라며 "전문약사제도가 법제화되면 전국 병원에서 전문약사를 고용하게 되면서 인력 분산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약사는 병원약사에 한정하는 것보다 모든 약사를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문숙 한국QI간호사회 대외협력이사는 "전문약사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약물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취약환자나 고위험환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모든 제도에는 인력이나 재정이 소요된다.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전문약사 도입에 앞서 약사 인력은 충분한지, 의사·간호사가 수행해 온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비용 효과성은 담보되는 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의사 처방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성이 확보된다는 전제 아래에서 전문약사제도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재호 서기관(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은 "전문약사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법을 제정하려면 효용성·안정성·사회적 비용 측면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향후 전문약사제도를 도입하면 병원 내에 한정하는 것보다 지역에서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서기관은 "법제화 과정에서 여러 직역과 계층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오제세·전혜숙 의원, 김대업 대한약사회장과 한국병원약사회 회원 1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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