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신산업 현장애로 규제혁신안' 발표
일반의약품 성분 건강기능식품 허용...규제 개선
국무조정실이 지난주 '신산업 현장애로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3D프린팅·신약·웰니스식품 등에 대한 규제혁신 방안이 관련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웰니스 식품 분야 과제 가운데 해외에서 식이보충제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 원료를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어, 제약업계는 물론 의료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발표에서는 감기예방을 적응증으로 '에키네시아(면역력 증진)'가 언급됐다. 국화과 식물인 에키네시아는 해외에서는 식이보충제 뿐만 아니라, 차·캔디 등 일반 식품에도 사용중이다.
주목할 것은 규제 혁신 대상을 일반의약품 원료로 한정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치매(뇌혈관질환·뇌대사개선제) 환자에게 처방하고 있는 전문의약품 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 해외에서는 건기식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4월 17일 열린 정부의 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는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 사안으로 '알파-GPC(인지능력 개선)' 성분의 건기식 허용을 논의했다. 알파-GPC는 콜린알포세레이트와 같은 성분. 뇌혈관질환·뇌대사개선제 전문의약품인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과 종근당의 글리아타린이 생산·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은 2000억원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치료제 성분을 건기식으로 허용하면 자연스레 전문의약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 급여 퇴출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한약사회는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건기식 확대 방안이 논의되자 바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약사회는 4월 22일 입장문을 통해 "건기식 규제 완화 계획은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것으로 의약품의 효용·가치·오남용 등에 국민의 왜곡된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건강식품과 의약품을 많이 먹도록 해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발상은 국민 안전을 외면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분별한 규제 완화보더 품질 관련 인증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과학적 평가·검증, 안전성 입증을 근간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목소리도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치매예방약으로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보건복지부에서도 임상적 유용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며 "뇌기능 개선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이 떨어지며 외국에서 건기식으로 판매되고 있음을 근거로 전문약 지위를 박탈하고 급여 의약품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올 9월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다.
이밖에 3D 프린팅 의료기기와 관련해서는 공동제조소 운영이 허용된다. 지금까지는 같은 제조소를 두 개 이상의 기업·기관이 공동 제조소로 등록할 수 없었다. 정부는 신규 중소기업들의 초기 제조설비 구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 3월까지 공동제조소를 시범 운영한 후 허용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허가받은 의료기기와 동일한 원재료이면서 유사 인체부위에 적용해도 사용목적이 다른 경우 별도의 임상시험이 필요했지만 6월부터는 임상시험 자료로 인정 가능한 범위를 확대해 신속한 시장진입이 가능토록 개선했다.
신약 부문에서는 신제품 연구 개발시 혈액 등 잔여검체 활용절차가 간소화된다. 앞으로 의료기관에서 검체 채취 전 검체 제공자에게 서면고지해 거부의사가 없으면 인체유래물은행에 제공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혈액·조직·세포 등 다양한 검체의 원활한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신약이나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신제품 연구개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특허 우선심사 대상이 16개 분야로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7개 분야에 한정돼 있었지만 6월부터 혁신신약·맞춤형 헬스케어 등이 포함된다. 이에따라 특허등록 결정 때까지 소요기간이 평균 11개월 단축되면서 조기에 권리 확보가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