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미프진'으로 자가 낙태하겠습니까?" 호통!

"이래도 '미프진'으로 자가 낙태하겠습니까?" 호통!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9.05.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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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약물낙태 늘고 있다?...통계 오류 지적
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 조목조목 반박

22일 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국회 토론회
22일 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국회 토론회

"이래도 '미프진(낙태약)'으로 자가 낙태하겠습니까?"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의 거친 목소리에 22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국회 토론회장은 순간 적막감이 흘렀다.

김 법제이사는 이날 수십만원은 내면 주문 다음 날 집으로 미프진이 배송되는 이른바 '편리한 낙태'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수술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토로하며 통렬히 질타했다.

"집에서 편하게 낙태약 먹으면 된다고요? 만일 자궁외임신이면 어쩔 겁니까? 미프진과 같은 낙태약은 자궁 내 임신일 경우만 효과가 있습니다. 낙태약을 먹기 전 반드시 자궁 내 임신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낙태약 먹었다고 자궁외임신을 그대로 두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해집니다."

미프진을 복용하더라도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낙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자궁 내 임신 여부도 확인하고 약 투여 후 일주일 정도 병원에 입원해 자궁 수축이 제대로 됐는지, 후유증은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수술보다 약물 낙태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건복지여성팀)의 통계에 대해서도 '오류'라고 반박했다.

김재연 법제이사는 "통계에서 수술로 분류되는 것은 아이를 조각조각 내 꺼내는 거다. 임신 16주 이후 아이를 조각조각 내 꺼내는 의사는 없다. 사실상 거의 유도 분만을 해서 낙태한다. 유도 분만 방식은 결국 통계적으로 약물에 의한 임신중절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약물 낙태 통계가 흔히 생각하는 스스로 미프진 먹고 낙태한 비율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의사가 의료기관에서 유도 분만 약물을 통해 낙태하면 모두 약물 낙태 통계로 잡힌다는 설명이다.

토론회에서 김주경 입법조사관은 "미국의 약물 낙태 비율이 25%, 잉글랜드 62%, 핀란드 96%에 달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약물 낙태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 영국과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이 임신 9주 이내의 경우 미프진을 사용한 임신 중단을 병원이 아닌 집에서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자가 약물 낙태 확대에 힘을 싣자 김 법제이사가 약물 낙태 통계의 오류를 신랄히 지적한 것.

또한 김 법제이사는 "낙태와 관련해 의사와 임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처벌하려 할 경우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호나 안전한 임신중절 환경 조성 등에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신에 의한 의사의 낙태 수술 거부권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낙태 결정을 위한 상담과 숙려 기간도 1주일을 넘기지 말아야 하며 사회경제적인 사유로 인한 낙태 수술에는 건강보험 급여를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정인화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이번 토론회를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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