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검증 안 된 시술 만연…안전성·유효성 갖춰야"
대법원이 '혈맥약침' 시술을 하려면 안전성·유효성 인정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판단한 데 대해 의협이 적극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혈맥약침술의 무분별한 자행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며 "무분별한 혈맥약침 시술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법원은 6월 27일 "혈맥약침술은 기존 약침술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환자들에게 시술하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 심평원이 혈맥약침술을 시술한 A요양병원 한의사에게 과다본인부담금확인처분을 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혈맥약침술은 흔히 '산삼약침'으로도 불린다. 고무줄로 상박을 압박해 혈맥을 찾은 뒤 산양삼 증류·추출액을 20mL~60mL를 주입하는 한방 시술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대법원은 혈관 등을 피해서 시술하는 약침술과는 달리 혈맥약침술은 정맥으로 국한된 혈맥에만 시술이라고 봤다. 특히 "침술에 의한 효과가 없거나 매우 미미하고 오로지 약물에 의한 효과가 극대화된 시술"이라고 정의한 부분을 주목할 만하다.
대법원은 "기존에 허용된 의료기술인 약침술과 비교할 때, 시술의 목적, 부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그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으므로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시술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비급여 항목으로 혈맥약침술 비용을 지급받으려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2심에서는 혈맥약침술이 약침술에 포함된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이에, 의협은 "혈맥약침시술이 만연함으로써 국민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상고심 보조참가 신청을 하면서 의견서를 제출했다. 증인으로도 참여, 혈맥약침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필요를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대법원이 밝힌 것처럼 의료행위에 제공되는 의료기술은 의학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을 갖추어야 한다. 한의계에는 이러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시술이 만연하다"면서 "정부와 식약처가 혈맥약침술과 같이 검증되지 않은 행위로 인해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있는지 예의 주시하고,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