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인슐린 거부감 큰 환자에 새로운 옵션 가치"

"SGLT-2, 인슐린 거부감 큰 환자에 새로운 옵션 가치"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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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019 ADA서 SGLT-2 억제제 연구발표, 오태근 충북의대 교수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19 연례회의의 주인공은 단연 SGLT-2 억제제였다. 세계 각국에서 진행한 SGLT-2 억제제 연구 발표가 쏟아졌고 국내 연구진의 연구도 주목 받았다.

대표적인 연구가 오태근·구유정 충북의대 교수(충북대병원 내분비내과)의 포스터발표였다.

이 연구는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SGLT-2 억제제인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과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를 52주간 헤드 투 헤드로 비교한 것으로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SU), DPP-4 억제제까지 3제 요법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당뇨환자에게 4번째 경구약제로 자디앙(25mg/일)군 176명과 포시가(10mg/일)군 174명을 처방하고 결과를 도출한 것.

두 비교군 모두 당화혈색소뿐 아니라 공복혈당, 체중까지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다만 자디앙군의 개선혜택이 52주간 유의하게 앞섰다는 대목에서 학계와 제약계의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이는 연구진의 주요 목적은 아니었다. 이 연구는 3제 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인슐린 대신 SGLT-2 억제제를 썼을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

주사제인 인슐린에 대한 거부감이 큰 환자들에게 새로운 옵션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였다. 실제로 연구 결과 인슐린군과 비교해 치료 목표인 당화혈색소 감소는 물론 수축기혈압, 체중감소 등의 혜택이 나타났다.

[의협신문]이 책임저자인 오태근 교수를 만나 연구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오태근 충북의대 교수ⓒ의협신문
오태근 충북의대 교수ⓒ의협신문

Q. 먼저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한다면?
임상 현장에는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SU 등 3제 병용으로도 혈당 조절이 어려운 환자가 많다. 기존에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인슐린으로 치료제를 변경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국내 환자들이 인슐린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SGLT-2 억제제가 출시된 지 5년 정도가 지났고 아직까지 보험급여 기준이 다소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가격적으로 큰 부담(700∼800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슐린을 대신할 수 있는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에 환자들에게 SGLT-2 억제제의 특징에 대해 미리 설명하고, 환자들이 약제에 만족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살펴보는 기간을 가졌다.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약제에 만족하고 치료를 이어감에 따라 많은 환자를 등록,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Q. 이번 연구에서 자디앙과 포시가를 직접 비교한 것에 관심이 집중됐다.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한다면?
연구 초기에는 3제 병용요법으로도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포시가를 먼저 사용했다. 그러던 중 자디앙이 출시되면서 자디앙도 함께 연구에 사용하였으며, 인슐린 치료군 역시 대조군으로 포함됐다.

기존에 이미 SGLT-2 억제제 vs. 위약, SGLT-2 억제제+메트포르민 vs. 메트포르민 단독, 2제 병용요법+SGLT-2 억제제 vs. 2제 병용요법, 인슐린+SGLT-2 억제제 vs. 인슐린 등 이미 다양한 디자인의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었기 때문에, 같은 디자인의 연구를 반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3제 병용요법을 사용하고도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 대한 연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실제 인슐린을 거부하는 환자들 역시 많았기 때문에 네 번째 약물로 SGLT-2 억제제를 사용하기로 결정을 하게 됐다. 

연구에는 포시가 10mg, 자디앙 25mg이 사용되었는데, 연구 결과 자디앙 25mg의 결과가 더욱 강력한 (potent) 것으로 나타났다.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감소효과가 더욱 좋았고, 체중감소 효과도 더 좋았다.

특히 12주, 26주, 52주 시점에도 그래프가 일관적으로 벌어지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했다. 환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았다.

Q. 인슐린 투여군(대조군)과는 어떤 차이를 보였나?
처음에는 인슐린 투여군과 자디앙 투여군에서 서로 비슷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연구 6개월 시점에서 관찰해보니 자디앙 투여군에서 당화혈색소 감소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값은 크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했고, 무엇보다 저혈당 발생률이 인슐린 투여군에 비해 확실히 적었다.

앞서 진행된 포시가와 인슐린 비교 연구에서도 포시가 투여군의 저혈당 발생률이 인슐린 투여군에 비해 확실히 적었지만, 연구 6개월 시점에서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는 서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Q. 포시가는 10mg를 사용하고 자디앙은 25mg를 사용했다. 적절한 비교라고 볼 수 있나?
이번 논문의 리뷰어들도 공통적으로 질문한 사항이기도 하다. 포시가는 10mg가 최대용량이고 자디앙은 25mg이 최대용량이기 때문에 연구 기획 당시부터 최대용량과 최대용량을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Q. 기존에 3제 병용요법으로 쓰다가 실패한 환자들이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져있는 환자들이 많다. 포시가, 자디앙은 각각 사용할 수 있는 사구체여과율 기준이 서로 다른데 환자 구성은 어떻게 진행됐나? 
먼저 포시가의 경우 사구체여과율이 60 이하인 환자에는 사용할 수 없고, 자디앙은 45 이하인 환자에 사용할 수 없다. 본 연구에는 사구체여과율이 60 이하인 환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Q. 이번 연구 결과는 어떤 방면에서 활용 가능할까?
처음에는 네 번째 약제로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때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또 3제 병용요법으로도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들 중 인슐린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에 대해 어떻게 치료를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의 가격이 약 800원으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더라도 환자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었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다른 연구자분들께서 이번 연구의 결과나 시사점에 대해 동의하실 수도, 반대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3제 병용요법에 실패한 경우 인슐린 치료를 권고하지 네 번째 경구용 약물을 권고하는 내용은 없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치료옵션을 제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DPP-4 억제제+SGLT-2 억제제 병용요법에 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경감될 것이다.

Q. 최근 DPP-4 억제제+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의 보험 적용에 대해 학회 내에서도 설왕설래가 많았다.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들에게는 메트포르민을 사용하고, 두 번째 약제로는 DPP-4 억제제를 사용한다. DPP-4 억제제는 혈당강하 효과도 적당하고 별다른 부작용이 없어 처방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병용요법 이후,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보험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이다.

개인적으로는 DPP-4 억제제+SGLT-2 억제제 병용요법에 대해 보험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뇨병학회 차원에서 진행한 회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그렇게 답했고, 아마 다른 회원들도 같은 답변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추가적으로 SGLT-2 억제제와 관련해서 진행하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우선 이번 연구의 환자군을 계속 유지하면서 장기 결과를 보려고 한다.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들은 인슐린 대조군 대비 자디앙의 혈당강하 효과가 더 좋으면서 저혈당 발생이 확실히 적다고 말하고 있다. 또 자디앙과 포시가를 직접 비교해보았을 때는 자디앙 25mg이 포시가 10mg보다 더 낫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다면 4∼5년 이상 장기적으로도 이러한 결과가 유지될 것인지를 관찰해보고자 한다. 물론 심혈관계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를 위해서는 환자 수도 더 많아야 하고 다국적·다기관 연구로 진행이 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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