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외과계, 재정 지원 및 제도 개선 '호소'..."수가 개선 필수"
의협 , 상종병원 지정·의료질향상지원금 평가기준에 반영 요구
소아외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 특히 고난이도 수술 필요 환자는 늘고 있지만 소아외과는 붕괴 일로를 걷고 있어, 재정적 지원과 관련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학계의 호소가 또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소아외과학회 공동 주관으로 15일 의원회관 2세미나실에서 열린 '소아외과 위기, 그 문제점과 대책은?' 토론회에서 소아외과 학계와 의료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이상훈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장혜경 경희의대 교수(경희대학교병원 소아외과)·설지영 충남의대 교수(충남대병원 외과) 등 소아외과학 전문가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고질적인 저수가 체제로 젊은 의사들로부터 소아외과가 외면받는 현실을 조속히 개선하지 않으면 소아환자의 건강권이 훼손되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 역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아외과학계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미성숙 신생아, 선천적 기형아, 소아 외상환자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국적으로 48명에 불과하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인구 10만 명당 소아외과 전문의 수는 1/10 수준.
더욱이 ▲2010년 11월 21일 대구 4세 여아 장중첩 환자 사망 ▲2013년 2013년 6월 9일 경기 8세 소아 횡격막 탈장 환자 사망 ▲2016년 9월 30일 전주 2세 소아 교통사고 환자 사망 등 소아 사망 사건이 벌어졌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는 소아외과 전문의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실정이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저수가로 인해 소아외과 전문의 수는 계속 줄고 있다.
소아외과계는 이런 상황이 지속해 소아외과가 붕괴하면 ▲의료 질 저하 ▲전문적 진료 기회 박탈 ▲수술 후 합병증 증가 ▲합병증 치료를 위한 불필요한 의료비 증가 ▲진료 공백으로 인한 치명적 의료사고 양산 ▲미래 세대의 건강에 대한 악영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아외과계는 해결책으로 소아외과를 필수의료(공공의료)로 규정, 재정적· 법률적 지원과 별도의 가산수가를 책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권역지역거점병원(어린이병원)을 지정하고, 신생아중환자실 인증 요건에 소아외과 전문의를 포함하는 방안도 내놨다.
소아외과 전문의들은 "정부가 나서서 젊은 의사들이 소아외과를 전공할 수 있도록 의료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면서 "소아외과 수술과 치료에 관한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일선 병원들이 소아외과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소아외과 관련 제도·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연준흠 의협 보험이사는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조차도 소아외과가 없는 곳이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수가 인상은 기본이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소아외과 개설을 반영하고, 또한 의료질향상지원금 평가 기준에도 소아외과 전문의 수 등을 반영해야 한다.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급여과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소아외과 지원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현행 행위별수가제에서 내원 환자 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환자가 늘지 않으면 단순히 수가만 올린다고 해서 의료기관 적자가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한 이중규 과장은 "집중화된 소아외과와 병원에서 개별 과로서 또는 1인 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에 대한 지원책을 달라야 한다. 제도 개선은 보다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중규 과장은 "소아외과 집중화된 병원과 필수의료 유지를 위한 운영비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