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보자 딸 제1저자 등재는 '공짜 저자'로서의 허위 등재" 주장
임현택 회장 "자녀 관련 부정행위…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리 사퇴해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21일 장영표 단국의대 교수(소아청소년과학교실)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정관 및 의사윤리강령을 위반한 혐의로 의협 윤리위원회에 징계 심의를 신청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상임의사회에서 해당 교수의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 신청을 결정한 직후 진행됐다.
장영표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제1 저자로 등재된 의학논문의 책임저자다.
소청과의사회는 "장 교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허위 등재 행위를 방조하고 이에 협조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는 의협 정관 및 의사윤리강령 등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하던 2008년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하고, 해당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에 따를 경우, 제1 저자는 일반적으로 연구설계, 실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원고 작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기여를 한 사람"이라고 짚으며 "제1 저자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제1저자의 이름으로 논문을 참조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임을 봐서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1 저자로 논문을 출판하는 것은 과학 출판물에선 절대적인 의미가 있다. 전문의 자격이나 석사나 박사학위 취득의 자격요건이 될 뿐만 아니라 박사 후 연구원 및 선임 교수의 경우에도 기금을 받고 승진하고 재채용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소청과의 경우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하려면 최소한 제1저자 논문 1편 이상을 제출해야 할 정도다. 당연히 입시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리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임현택 회장은 "의사나 관련 전공 학자도 아닌 외고 2학년 학생이 겨우 2주 만에 영어로 논문을 완성해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결국 조 후보자의 딸의 제1저자 등재는 '공짜 저자'로서의 허위 등재, 부정 등재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공짜 저자'란,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에서 저자 자격이 없거나 부족한 연구자를 개인적인 친분 등으로 저자에 포함시켜 주는 것을 뜻한다.
임 회장은 "논문 출판에서 편집인은 상호 심사 과정을 통해 연구 논문의 내용을 심사한다. 논문의 각 저자가 논문 작성에 있어 어떤 역할을 했는지 편집인에게 보고하는 것은 책임저자의 역할"이라며 "편집인은 책임저자를 신뢰하고 논문 내용을 검토하게 된다. 조 후보자 딸 논문의 책임저자가 바로 단국대 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장영표 교수"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허위 등재, 부정 등재 행위를 묵과하고 협조함으로써 해당 부정행위에 크게 기여한 의혹이 있다"면서 "이는 의료인으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의협 정관과 의사윤리지침, 의사윤리강령 등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의협 의사윤리강령 제10조에서는 "의사는 사람 대상 연구에서 연구참여자의 권리, 안전, 복지를 보호하며 연구의 과학성과 윤리성을 유지하여 의학 발전과 인류의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고 규정한다. 의사윤리지침 제41조는 "의사는 연구할 때에 정확하고 검증된 연구자료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고 진실에 부합하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여 발표해야 하며 위조, 변조, 표절, 부당한 중복게재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위 규정 위반 시, 의협 정관 및 징계 규정에 따라 징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학 연구의 진실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의협 중앙윤리위원회 규정 역시 협회와 의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징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건과 관련해, 조국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임 회장은 "법무부장관은 우리나라에서 정의의 가치를 가장 마지막까지 수호해야 하는 엄중한 책임을 지닌 자리다.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는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자녀와 관련해 이런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은 정말 참담한 일"이라며 "법무부장관 후보자로서 우리나라 룰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지금 해야 하는 유일한 일은 후보자 자리에서 사퇴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