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인 보건의료정책실장 KMA POLICY 세미나서 "의료계 협력 중요"
의·정 협의서 의료전달체계 대책 논의...환자쏠림 해소 '의뢰·회송' 먼저
"돈 걱정 말고 MRI 받으라"는 식의 보건의료정책 홍보가 "가벼운 질환은 동네 병·의원을 방문하세요"로 바뀔 전망이다.
5일 광주에서 열린 KMA POLICY 세미나 및 워크숍에 참석한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현재는 MRI 부담이 낮아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가벼운 질환은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 가고, 중환은 큰 병원 가도록 하는 내용을 홍보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홍보 기조부터 바뀔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형병원 환자 쏠림과 저수가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설명하는 중에 나왔다.
노홍인 실장은 "상급종합병원 경증환자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것에 동의한다. 건보 종합계획에는 가입자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환자들에게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 경증질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때 환자의 본인 부담을 높이고, 합리적 의료이용을 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힌 노 실장은 "갑자기 상급종합병원에 어떠어떠한 질환은 가지 말라고 하면 국민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수가에 대해서도 단계적인 인상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노 실장은 "수가가 낮다는 것은 인정하고, 수가 인상에도 동의한다. 진찰과 수술 등 포함해 수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 건강보험종합계획 5개년 계획에도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지난 9월 4일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대책은 의료기관의 종별 역할을 재정비하고 환자가 합리적으로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그는 "특히 1차 의료기능을 강화하고, 의사가 환자의 질환과 상태를 바탕으로 직접 진료를 의뢰하는 체계를 확립해 가벼운 질환을 가진 환자는 상급종합병원보다는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실장은 "의료전달체계를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환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정 협의 재개에도 무게를 실었다. 노 실장은 "의협과 정부가 협력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발전이라는 목표를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더 나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의·정 협의를 통해)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단기대책은 물론 내년 하반기까지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노 실장은 "의료계의 요구안을 유념해 단기대책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반영하고, 중장기 대책에도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반영할 것"이라며 의료계의 참여와 협력을 요청했다.
KMA POLICY 세미나에서 '의료전달체계 현황 및 개선 방향'을 주제로 특강을 한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단기 대책은 의뢰와 회송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은 의료기관 종류별 기능에 맞는 역할을 정립함으로써 환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를 충실히 진료할 수 있는 여건 확립 ▲환자가 적정한 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진료 의뢰 내실화 ▲경증·중증 치료 후 동네 병·의원으로 회송 활성화 ▲환자의 적정 의료이용 유도 ▲지역의료 해결 능력 제고 및 신뢰 구축 등 5개 단기대책을 소개했다.
수가 인상과 관련해 정 과장은 "시민단체나 환자들은 병원이 그렇게 많은 수입을 가져가는 게 맞냐는 입장을 보인다"면서 "진찰료·입원료 각각의 행위료와 가산제도 등 전반적으로 손을 대지 않으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수가체계를 완벽하게 정비할 때까지 이대로 의료전달체계를 내버려 둘 수는 없기 때문에 의료전달체계부터 먼저 개선해야 한다. 의료이용체계는 정부와 의료계와 힘을 모아 국민을 설득해 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건강보험수가 개선 관련 과제는 올해 안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구체화하고, 내년 중에 수가와 관련한 단기대책과 세부적인 사항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중장기 의료전달체계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 중에 대책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