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표적치료제 없고 효과 확인, 비용효과성 입증이 문제
KATHERINE 연구서 허셉틴군 대비 재발률 50% 감소
로슈의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엠탄신)가 수술 후 보조요법의 급여권에 진입할 수 있을까. 임상연구에서 보여준 효과는 확실하다. 다만 비용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캐싸일라의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급여 여부가 이르면 이번 달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캐싸일라의 현재 적응증은 2가지다. 2014년 허가받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 적응증은 2017년 환급형 위험분담제를 통해 급여권에 진입해 있다.
이번 급여 결정 대상은 올해 8월 허가된 '수술 전 보조요법 후에도 수술 후 잔존 암이 남아있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이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5년 생존율이 90%에 달하지만, 재발하거나 전이되면 5년 생존율은 30%대로 급감한다. 이에 따라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느냐는 생존 연장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20%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도 이는 적용된다. 실제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4명 중 1명은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수술 전 보조요법에도 수술 후 잔존 암이 있는 경우(전체의 34%·TRYPHAENA 연구)에는 재발율이 2배 이상(완전 관해 시 9%, 잔존 시 22%·TRYPHAENA 연구) 높아진다. 캐싸일라가 급여권 진입을 모색하는 적응증이 이 환자군을 타깃으로 한다.
KATHERINE 연구에 따르면 잔존 암이 확인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캐싸일라를 사용할 경우 3년 무침습질병생존율(iDFS)는 88.3%로 상대적 재발 위험이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 투여군에 비해 재발 위험이 5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임상은 총 1486명의 환자가 참여한 무작위 오픈라벨 다기관 임상연구로 캐싸일라 투여군은 수술 후 12주 이내에 3주 간격 14주기 치료로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12월 NEJM에 실린 바 있다.
현재 해당 적응증에 표적치료제가 없고 임상에서 효과·안전성도 증명한 만큼 급여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건보제도의 지속을 위해 비용효과성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캐싸일라의 현재 보험상한가는 100mg에 213만원. 허가사항에 따르면 3.6mg/kg을 3주 간격으로 투여한다. 55kg의 환자에게 투여되는 한 사이클은 200mg. 다시 말해 한 사이클에 416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KATHERINE 연구처럼 1년을 투여할 경우 14주기로 총비용은 6000만원에 달한다. 물론 급여 적응증 확대로 보험상한가 하향이 예상되지만, 그 정도에 따라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유방암 전문가는 "국내의 경우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며 "재발 위험이 높은 특정 환자군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에 대한 급여 판단은 사회경제적인 비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