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폐질환·골연령·알츠하이머 등 진단 보조 유용성 증명
국내기업, 세계 시장 주목…글로벌 의료기기사 협업 기대
최근 들어 인공지능(AI)을 통해 의료의 미래를 가늠하는 시간과 마주하고 있다.
AI의 핵심가치는 완벽에 가까운 정확도를 구현해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의료 영역에도 인공지능의 활용이 확대되면서 각종 영상자료에 대한 딥러닝을 통해 암·폐질환·골연령·뇌 실질 위축정도 등에 대한 진단보조 소프트웨어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뷰노·루닛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국내 기업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AI 진단보조프로그램을 내장을 위한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와의 협업도 추진되면서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뷰노는 지난 2018년 국내 첫 인공지능 의료기기로 알려진 골연령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상용화했으며, 올해 7월 높은 정확도로 치매 위험도 판독을 보조하는 '뷰노메드 딥브레인', 8월 환자 흉부 X-ray 영상에서 주로 관찰되는 주요 비정상 소견을 학습해 영상판독을 보조하는 '뷰노메드 체스트엑스레이' 등도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뷰노 메드 시리즈는 의료환경에서 의료진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며 의료현장에서 쏟아지는 영상·신호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진단보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 의료현장을 경험한 전문의와 풍부한 의료 데이터 분석 경험을 보유한 엔지니어 등 전문인력이 협업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각종 영상 데이터뿐만 아니라 생체신호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정량화한다.
'본에이지'는 골연령 측정을 위해 관련 전문서적을 펼쳐놓고 일일히 비교할 필요 없이, GP아틀라스가 체계적으로정리된 리스트를 통해 한 눈에 비교·판독할 수 있도록 돕고, AI가 판독한 결과를 시각 정보와 함께 확률순으로 제공한다. 또 환자와 소통을 위해 골연령 리포트와 골연령을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성장 정보도 제공한다.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에서 발생하는 뇌실질 위축 정도를 정량화·패턴화해 분석하고, 동일 연령·성별 정상인과 비료해 진단에 도움을 주는 '딥브레인'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뇌 퇴행 관련 질환의 기저길환 발병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 대비 10배 이상 빠른 분석 속도(2분이내)를 구현했다.
'체스트엑스레이'는 국내 유수 병원과 협력해 CT에서 확진된 대량의 학습데이터를 확용했으며, 대표적인 5가지 소견·질환에 대해 의심되는 위치 및 확률을 알려준다. 다양한 요구에 따라 웹기반서비스·PACS시스템 연동·API 등 최적화된 형태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의료영상 판독과 함께 실시간으로 판독문 작성이 가능한 '메디컬 ASR'도 눈길을 끈다. '메디컬 ASR'은 판독 내용뿐 아니라 문서 규격을 자동으로 조정해 신속한 판독문 작성을 돕는다. 또 기록된 판독문 내용을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재녹음 등의 기존 판독 수정·확정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였다.
이와 함께 안저 영상의 정상 여부와 주로 발생하는 12가지 소견의 유무를 판별하는 'Fundus AI'와 흉부 CT영상으로부터 폐결절을 탐지해 위치 및 부피 정보를 제공하는 폐결절 검출 솔루션 'Lung CT AI'에도 관심이 모으고 있다.
김현준 뷰노 CSO(Chief Strategy Officer·최고전략이사)는 "인공지능은 문제해결 능력뿐만 아니라 의학적 문제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확인했다"며 "뷰노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인 제품들은 최소 2∼3년의 연구과정을 거쳐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몽골에는 곧 국가시스템으로 우리 기술이 공급될 예정이고, 일본의 관련 메이저 기업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 FDA·유럽 CE 허가를 진행하면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힌 김 CSO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진전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일 CB인사이트가 공개한 '세계 디지털 헬스 150'기업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루닛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루닛은 딥러닝 기술 기반 의료 AI 기업이다. 인공지능을 통해 흉부·유방 영상의학 및 병리학 분야에서 암의 진단 및 치료 보조 솔루션을 개발하고, 데이터 기반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의사의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정확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시리즈와 '루닛 스코프'를 대표 제품으로 암 진단 보조에 선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Nodule'은 흉부 X-선 영상에서 폐 결절로 의심되는 이상부위를 검출해 의사 판독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영상을 분석하여 폐 결절로 의심되는 위치를 색상으로 표시하고, 폐 결절의 존재 가능성을 확률 값으로 나타낸다.
'CXR-MCA'는 흉부 X-선 영상에서 폐 결절·종괴·경화·기흉 등으로 의심되는 이상부위를 검출, 의사의 판독을 보조한다. 20만장 분량의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통해 주요 폐 질환 검출 정확도를 98∼99%로 높였으며, 흉부 X-선 영상을 이용해 주요 폐 질환의 조기 진단율을 높였다.
지난 7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판매 허가를 받은 'MMG'는 유방촬영영상 판독보조 소프트웨어로, 유방암 의심 부위와 의심 정도를 색상 등으로 표기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 일반 영상의학 전문의의 유방암 판독 정확도를 유방 영상의학 전문의 수준으로 높일 수 있도록 보조한다.
루닛 스코프는 H&E 슬라이드 이미지 상의 암의 기질, 상피 조직, 림프구 등을 정확하게 추출한다. 또 ▲종양내 TIL 밀도 정보 ▲종양기질내 TIL 밀도 정보 ▲종양내 기질-상피조직 비율 등을 생성하고, 면역 표현형에 따른 조직 분류도 제공한다.
AI 의료기기 기업들은 의료 현장에 대한 접점을 늘리면서 다양한 진단보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인 인식도 AI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나 불안이 잦아들면서, AI 자체를 제품으로 보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향한 AI기업들의 행보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