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전문 표방 'H한의원' 허위광고 '심각'

어린이 전문 표방 'H한의원' 허위광고 '심각'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10.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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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보존제 첨가 의약품을 '천연 생약' 광고…'의료법·약사법' 위반
바의연, "관할 보건소, 솜방망이 처분 말고, 엄정 처분해야!"

(제공=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제공=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어린이 전문을 표방한 H한의원이 허위광고 등 의료법과 약사법을 위반, 소비자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의료단체가 엄중 처분을 촉구하고 나섰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한의원이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환자의 치료경험담 광고 ▲약사법을 위반한 일반의약품 불법 광고 ▲화학보존제 첨가 의약품을 천연 생약이라 칭한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며 관할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한 결과를 밝혔다.

의료법 제56조 제2항 제2호는 환자에 관한 치료경험담 등 소비자로 하여금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 같은 법 제63조에 따라 위반행위의 중지, 위반 사실의 공표, 정정 광고 등을 명할 수 있고, 제64조에 따라서는 업무정지나 개설허가 취소 등을 명하거나, 제8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해당 한의원 홈페이지에는 '동병하치, 꾸준히 받으니 땀은 줄고 몸무게는 늘었어요!', '여름철 식욕부진 쿨보약으로 해결!', '비염, 변비 겨울뜸으로 고민 해결!', '중이염으로 보청기까지 생각했던 OO이, 고민 해결!' 등의 내용이 노출돼 있었다.

바의연은 "'치료 후기' 등 환자의 자세한 치료경험담은 로그인 절차를 거쳐야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H한의원은 제목 및 일부 노출된 내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명시하고 있었다"며 "일부 노출된 내용만을 보더라도 일반 소비자들은 이 한의원의 치료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초구 보건소는 이에 대한 바의연의 지적에 "해당 의료기관 홈페이지의 치료 후기 게시글 제목은 치료 효과를 명시하지 않는 문구로 전부 수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회신했다.

바의연은 "이는 불법 의료광고를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하는 보건소의 안일한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H한의원이 일반의약품 불법 광고로 약사법을 위반한 점도 고발했다.

약사법에는 의약품 광고를 할 수 있는 주체를 의약품 제조업자·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수입자로 한정하고 있다. 의약품 광고를 하려 할 경우에는 반드시 의약품 광고 사전심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바의연은 "H한의원은 홈페이지에서 H제약이 제조한 일반의약품들의 제품명과 효능·효과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었다. 제약사라도 이런 식의 허위과장 광고는 할 수 없다"며 "H한의원은 약사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짚었다.

해당 지적에 강남구 보건소는 '일반의약품인 닥터콜, 소청연, 기맥은 제약회사 사정으로 현재 생산하고 있지 않은 품목'이라는 이유로, H한의원의 약사법 위반에 아무런 처벌을 하지 않았다.

바의연은 "아무리 제약회사에서 생산하지 않더라도 불법 의약품 광고인지 여부는 광고 그 자체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불법 광고를 하다 걸린 경우, 생산을 중단하면 불법이 아니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제공=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제공=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H한의원은 여기에 일반의약품(닥터콜, 소청연, 기맥)과 조제 한약(천패비파고, 청트리오, 시럽한약 등)을 천연 상비약으로 광고했다. 천연 상비약에 대해 '천연 성분으로 어린아이도 안심!', '약이 필요한 순간, 안전하게 복용 가능합니다', '천연 약재를 사용하여 만든 천연 생약으로 어린아이뿐 아니라 임산부도 복용 가능합니다' 등으로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천연 상비약이라는 닥터콜에는 화학보존제인 파라벤이 2종(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이나 첨가돼 있다.

바의연은 "파라벤은 사람이나 동물의 내분비호르몬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화학물질로 사람이나 동물의 생리작용을 교란시킬 수 있는 내분비계장애추정물질로 보고돼 왔다"며 "화학보존제가 첨가된 의약품을 천연 생약이라 어린이와 임산부에 안전하다는 광고는 소비자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심각한 허위과장 광고"라고 강조했다.

강남구 보건소 역시 "'천연'은 첨가물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어 이를 시정토록 하였습니다"라고 회신했다.

바의연은 "환자의 치료경험담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하는 심각한 불법 의료광고이며, 한의원 홈페이지에서의 일반의약품 광고는 의약품의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며 "무엇보다 화학보존제가 첨가된 의약품을 천연 생약으로 광고한 것은 자신들의 치료 대상이 어린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담당 보건소들에 대해서도 "엄정한 처분은커녕, 단순 수정만을 지시해 봐주기에만 급급했다. 이젠 보건소들의 솜방망이 처분에는 무감각해질 정도"라고 비판하며 "향후로도 국민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 불법 의료 및 의약품 광고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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