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600만원 고가 신약, 정부-사노피 약가협상 '주목'
국회·환자 요구 빗발, 결렬 시 정부 부담…칼자루 쥔 사노피?
대표적인 난치 질환이던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확실한 약효의 치료제가 급여권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그간 한방 등 민간요법까지 성행하던 질환인 만큼 의료진과 환자의 기대감도 크다.
다만 급여권 진입을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제약사가 건강보험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약가를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 당국과 사노피-아벤티스 간 '듀피젠트(성분명 듀필루맙)' 급여 약가협상이 시작됐다.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위험분담제(RSA) 제도를 통한 듀피젠트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
절차상으로는 60일 이내에 약가협상이 이뤄지고 최종 결정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급여가 개시된다.
약가협상은 듀피젠트 급여화의 마지막 고비가 될 수 있다. 1년 약제비가 2600만원 선인 현재 비급여 약가를 어느정도로 낮출지는 정부보다는 사노피의 의지에 달렸다.
정부 측 비교 대상은 건선치료제가 될 수 있다.
듀피젠트는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의 신호 전달을 차단해 아토피피부염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중증 건선치료제 또한 인터루킨 신호 차단제로 유사한 기전이다.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탈츠(성분명 익세키주맙)의 경우 인터루킨-17,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는 인터루킨-23에 작용한다.
산정특례를 통해 급여권에 진입한 건선치료제의 경우 1년 약제비용이 1000∼1200만원 수준이다.
경쟁제품이 없는 듀피젠트가 치열한 경쟁시장인 건선치료제 가격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
다만 RSA 제도를 통한다는 것은 협상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RSA 제도는 공개되는 보험상한가와 실제 가격이 다르다.
보험상한가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국내 사정으로 글로벌제약사들은 약가협상에서 외국의 약가참조에 부담을 느껴왔다. RSA 제도는 글로벌 사노피 측 부담을 덜 수 있다.
정부는 부담이 크다. 국회와 환자, 의료진의 요구가 커 협상이 결렬된다면 비난의 화살이 정부를 향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제약사 측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 수도 없다. 듀피젠트가 고가인 데다 항암제 외에 RSA 제도를 적용한 첫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듀피젠트는 급여화 이후에도 환자접근성 향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경증으로 분류돼 있는 만큼 급여 적용 시 환자부담률이 50%에 달한다.
정부가 질병코드에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추가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증을 나누는 기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증 아토피피부염 신설은 2021년 시행을 목표로 한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산정특례 논의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산정특례가 적용된다면 환자부담률은 10%까지 줄어든다. 중증 건선의 경우 산정특례가 적용돼 환자부담률이 낮아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