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대책' 발표
전달체계 개선 후속책, 상급 환자→지역의료 흡수 '큰 그림'
보건복지부가 의료체계 정상화를 목표로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상급병원 쏠림 완화를 골자로 한 의료전달체계 단기처방에 이어, 이번에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지역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쏟아나간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역의료 강화방안, 이른바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살지 않더라도 응급·중증 질환과 같은 필수의료는 지역에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믿을만한 지역의료자원을 확충하고, 지역보건의료기관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정책적 흐름으로 보자면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공공의료 발전 종합대책과 지난 9월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의 후속대책들이 녹아있는 모양새다.
전달체계 단기대책을 통해 상급병원 환자집중을 막으면서, 지역의 공공의료나 필수의료 인프라를 강화해 '불안감' 속에 수도권 상급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인접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그림이다.
■지역우수병원 2020년 하반기 지정 목표...전문병원 종류 확대
일단 이번 발표를 통해,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의 하나인 '지역우수병원' 지정계획을 구체화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전달체계 단기대책을 발표하면서 지역에서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를 충실히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을 (가칭)지역우수병원으로 시범 지정, 지역주민들이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기관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달체계 단기대책 시행 후 상급종합병원에서 돌아올 환자들이 지역 내 병·의원에서 필요한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종합병원과 병원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우수병원은 필수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와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의료 질을 달성한 중소병원 중에 지정할 방침이다. 연구용역을 거쳐 기준을 정한 뒤 2020년 하반기 에 지정할 계획이다.
지역우수병원에는 '지역우수병원' 명칭 부여와 함께, 성과분석을 통해 보상책을 을 제공한다. 특히 농어촌 등 필수의료 취약지에는 건강보험 수가 지역가산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전문병원 지정분야를 현재 재활의학과·관절 등 18개 분야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모집주기를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지정기준을 개선해 전문과목·질환 병원들의 참여를 늘릴 수 있도록 한다.
■17개 권역·70개 지역에 책임의료기관 지정·운영
지역의료 협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7개 권역·70개 지역에 책임의료기관 지정·운영한다는 것이 골자로, 지난해 발표된 공공의료 발전 종합계획 때 발표된 내용을 구체화했다.
권역책임의료기관→지역책임의료기관→지역 병·의원과 보건소로 이어지는 지역 의료체계를 만든다는 것이 핵심.
권역책임의료기관은 권역 내 협력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역책임의료기관 등과 권역 협의체를 구성, 권역 단위 공공보건의료계획의 수립과 지역의료 역량강화를 위한 의료인력 파견과 임상교육 등을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는 국립대병원을 우선 지정한다.
지역책임의료기관은 지역 내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공공보건의료계획의 수립과 필수의료 서비스를 연계하는 '기획·조정' 역할을 수행하며, 지방의료원 등 종합병원급 이상 공공병원을 우선 지정한다. 지역책임의료기관은 지역우수병원, 지역센터, 병·의원, 보건소 등과 지역 협의체를 구성해 활동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에 필수의료 협력체계 구축 등을 위한 전담조직으로 '공공의료 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이들에 대해 협력예산을 지원하고, 지역 내 의뢰-회송 시 수가를 가산하는 등 건강보험 보상 강화방안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지역의료인력 확충, 공공의대 신설-간호사 인건비 지원 확대
지역의료 확충계획도 내놨다.
양질의 민간·공공병원이 없는 거창권·영월권 등 9개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 등 공공병원 신축을 추진하는 한편, 진료기능 강화가 필요한 속초권·포천권·충주권 등에도 공공시설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지역의료기관 전공의 정원 배정 및 수련 확대 논의도 추진한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료기관과 공공병원에 전공의 배정이 확대될 수 있도록 수련환경평가에 공공의료 기여도 관련 지표 반영 등 전공의 배정 확대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전공의 정원 배정 및 수련 과정에 지역의료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수련평가위원회에 비수도권 위원을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역 의사 확충을 위해서는 국립공공의대설립과 공중보건장학제도 확대 등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지역의료기관에 대한 의사 파견 확대를 위해 지역 국립대학병원에 사업예산 지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차등수가 방안 등을 검토해 사업 참여기관을 확대하며, 취약지 간호인력 인건비 지원 대상 지역 및 기관도 현재 58개 병원에서 군 종합병원과 82개 군 병원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역의료 강화는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필수과제로, 핵심은 지역의료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대책으로 지역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 공공·민간병원, 지방자치단체, 보건기관, 지역사회가 함께 지역의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