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성심병원 신관 개관…"환자 중심 메디컬타운 성장시킬 것"
"7개 특성화센터 중심 역량 강화…권역응급의료센터 도약 기대"
[인터뷰] 이영구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장
생각 속에 머물던 '한림메디컬타운'의 꿈이 영글고 있다. 국내에선 익숙치 않은 거리를 가르는 병원 풍경이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은 11월 5일 지상 7층, 지상 6층 2개동으로 이뤄진 신관을 공식 개관하고 서울 서남부권 중심 의료기관 도약을 선언했다.
강남성심병원 신관 개관에 따라 서울 대림삼거리는 기존 병원과 신관, 지난해 문을 연 한림중개의학센터가 시흥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게 됐다. 최근 신관 건너편에 마련한 부지에는 앞으로 국제로봇수술전문센터·한림대의료원 콜센터·교수연구동 등이 들어서며 메디컬타운의 제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한 곳에 집중된 의료원 개념에서 벗어나 지리적 여건을 최적화해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시민 친화적인 소통의 공간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영구 강남성심병원장은 '한림메디컬타운'의 성공을 자신했다. 학교법인일송학원의 전폭적인 지원은 물론 최고 실력을 갖춘 의료진과 주인의식을 가진 구성원들의 노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대전환을 이끌고 있는 이영구 병원장이 품은 강남성심병원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한림메디컬타운은 거리와 병원이 연계된 개념이다. 지역사회를 아우르면서도 의료기관 역할도 소홀할 수 없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1980년 병원 개원 이후 내실과 외형의 성장을 이뤄오면서 신관 증설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기존 병원과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인근에 부지가 마련되면서 한림메디컬타운을 구체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한림중개의학연구소가 첫 발을 내딛었고 이번에 신관을 개관했습니다. 해외 유수 병원이 시가지에 건물을 여럿 두고 정밀·참단의료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처럼 단순한 병원 개념에서 확장된 환자 중심 메디컬타운으로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신관 신축에는 난관도 따랐다. 신설 부지에 재래시장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포함되면서 주민 반발이 이어졌다. 결국 골목길은 살아나고 건물은 둘이 됐다.
"신관 대지면적은 5292㎡(1600평)입니다. 병원 입장에서야 확보한 부지 전체를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었지만 수십년 간 주민들이 이용하던 길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관계기관·지역사회와 소통을 거듭한 끝에 지상 6층, 7층 2개동으로 나누면서 통로를 확보하고 지하 6개층은 두 동이 서로 연결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저희 역할에 대해 고민을 이어가겠습니다."
신관에는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안과·이비인후두경부외과·가정의학과 등이 옮겨졌다. 신생아집중치료센터와 종합건강증진센터도 마련된다.
"내부 구성원 의견과 전문과별 특성을 반영해 공간배치를 마무리했습니다. 산부인과는 고위험 산모·신생아집중치료센터를 갖추고 최고의 임신·출산·신생아 집중 케어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국내 최대 수준인 23병상의 신생아중환자실도 운영합니다. 안과는 망막클리닉을 중심으로 당일검사 비율을 늘리고 각 질환 전문 의료진이 최첨단 기기를 갖추고 환자를 맞게 됩니다. 소아청소년과는 소아두통클리닉·행동발달장애클리닉·성장클리닉 등 9개의 특수클리닉을 중심으로 성장발달장애에서 재활치료까지 맡게 됩니다. 이비인후과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외래와 검사실을 분리해 쾌적한 진료 환경을 구현했습니다. 두경부종양 분야 고난이도 수술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독립된 재활치료·검사실 6곳을 마련해 전문성을 강화했습니다. 가정의학과를 통해서는 환자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는 진료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최근 병원 인근 지역은 도시 재개발 등을 통해 인구 유입이 늘면서 의료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림메디컬타운의 등장에 의미가 보태진다.
"현재 병원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는 신길뉴타운·대림동 재건축·지하철 신안산선 개통(2024년) 등 개발 이슈로 인해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53만명에 이릅니다. 특히 병원 주변 지역은 지속적인 도시 재개발 사업으로 2028년까지 7만 8000명이 새로 유입됩니다. 주민이 늘면서 첨단·정밀의료 수요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이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특성화 진료를 강화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나서는 이유입니다."
변화의 바람은 본관에도 찾아왔다. 최첨단 의료장비 업그레이드를 비롯 전반적인 리모델링·공간 재배치에 한창이다. 테마는 환자 중심이다.
"환자가 쾌적한 환경에서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전체 구조를 재배치하고 있습니다. 외래·입원 환자 동선을 분리하고 원스톱 진료·치료에 최적화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의료관련감염 위험을 낮추고 대기시간을 줄였으며, 하루에 진료-검사-수술-진료로 이어지는 당일 진료프로세스도 강화했습니다. 이와 함께 3.0T MRI·256채널 MD CT·디지털 광각 안저카메라·디지털 3D 유방촬영기·전자약물관리시스템 등 각 전문과별 첨단기기를 갖추고 서울 서남권 대표 병원으로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특성화센터 역량 강화도 눈길을 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각 진료과와 특성화센터의 진료 연계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로봇수술센터는 다빈치 SP 기종 도입을 통해 경구강 수술·경항문 대장수술 등 미세수술 분야를 선도할 예정이며, 카이스트 연구팀과 함께 연성수술용로봇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암센터에서는 환자별 맞춤형 치료계획부터 최첨단 방사선치료까지 시행하며, 질환별 암센터를 구축해 맞춤치료를 실현하고 중개연구센터와 융합 연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도약에는 전 구성원의 마음을 모았습니다. 다학제 신속대응시스템을 활용한 응급진료시스템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새 얼굴로 내디딘 첫 발걸음은 글로벌 특성화 병원으로 향한다. 내부 역량을 다지고 해외 협력을 강화하며 병원 발전의 두 날개로 삼는다.
"국내외 교류 협력을 통해 쌓은 에너지는 글로벌 병원으로서 품격을 갖추는 원동력이 됩니다. 지난 2002년 미국 컬럼비아대학를 시작으로 코넬대학·UCLA, 스웨덴 웁살라대학,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일본 나가사키대학·나고야시립대학·동해대학·교토부립의과대학, 중국 길림대학·연변대학·흑룡강성병원 등과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몽골과의 협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영등포구 스마트메디컬특구사업 일환으로 국제원격진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강남성심병원과 몽골 제1국립병원간 원격사후관리 사업도 진행중입니다. 세계적인 특성화병원을 향한 발걸음은 이제 시작됐습니다."
신관은 지난 7월 신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한 달 여만인 9월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3∼4개월도 부족한 시간을 앞당겼다. 이유는 사람이었다.
"5년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지금 눈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화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의료진은 병원 발전의 마중물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가진 전 구성원들은 병원과 환자를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습니다. 우리는 '상생·협력·화합·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내일을 준비합니다."
사람들의 길을 위해 건물을 나눈 마음이 있다. 그 길은 다시 마음과 마음을 잇는 또 다른 길이 된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에 들어선 한림메디컬타운의 발걸음도 이제 그대로 길이 된다.
길은 무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