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신분증 확인 실시 이어, 신분증 발급일자 연계 '본인확인시스템' 구축
2개월 간 일산병원서 시범운영...사업효과성 분석 후 전국 병원으로 확대 검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증 부정사용 방지 및 수진자 본인확인 강화를 위한 해법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입원환자 신분증 확인제도를 실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환자 본인확인시스템을 구축하고 11월부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정승열 국민건강보험공단 징수상임이사는 19일 출입기자협의회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증 대여·도용으로 매년 적지 않은 건강보험 재정이 새어나가고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건강보험 증 대여·도용을 통한 건강보험 부정수급건수는 30만 8531건, 부정수급액은 76억 5900만원. 지난해에도 4만 4584건의 증 대여·도용이 발생해 12억 8700만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새어나갔다.
정 이사는 "건강보험증 부정사용에 따른 재정누수가 적지 않으나 기존의 자격확인시스템만으로는 수진자 본인확인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건강보험증 부정사용 방지 및 수진자 본인확인 강화를 위해 실효성 있는 해법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현재 이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벌이고 있다.
첫째는 지난 9월 시작된 '입원환자 신분증 확인'이다. 건보공단은 대한병원협회와의 MOU를 통해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서약서' 작성시 의료기관이 환자의 신분증을 제시받아 이를 확인하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환자 본인확인시스템'을 구축, 현장 운영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주민등록증이나 면허증의 '발급일자'를 통해 환자 본인확인을 하는 시스템으로, 11월부터 일산병원을 통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건보공단은 2개월 가량 이를 시범운영 한 후 사업효과성을 본 뒤,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 의료기관들의 협조를 전제로 한 것으로, 이를 의무화하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 등의 작업이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
정 이사는 "환자 본인확인 방법 또한 현재의 기술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고 해법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신분증 발급일자를 실시간으로 연계한 본인확인시스템은 물론, 모바일 신분증이나 바코드 인식 등 다양한 기술들의 적용 및 활용 가능성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운 형태의 환자 본인확인 시스템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들의 공감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이사는 "병원협회 등 병원계가 입원환자 본인확인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공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장기적으로 본인확인에 소요되는 병원의 행정력을 줄여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가능한 부분을 찾아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