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 제약바이오 주식시장 PER·EV/EBITDA 지표 분석
코스피 유나이티드제약·종근당홀딩스, 코스닥 대한약품·디에이치피코리아
상장 기업은 주가로 가치를 평가받는다. 제약바이오업종의 경우 미래에 기대되는 가치에 대한 반영이 크다. 그런데 2019년, 제약바이오 섹터에 거품론이 크게 불거졌다.
국내 제약계는 글로벌 신약을 만들겠다며 당찬 포부를 매년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성과물은 없다. 게다가 올해는 기대감으로 투자금이 몰렸던 회사가 FDA의 임상 중단 권고에 폭락하고 글로벌 신약 가능성이 있다던 의약품은 임상자료와 실제 함유 성분이 달라 허가 취소를 맞는 등 악재가 겹쳤다.
이에 미래 산업으로 제약바이오섹터 전체의 주가가 급락했다. 제약바이오섹터의 미래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찍힌 것.
11일 <의협신문>은 기대감을 배제하고 제약바이오섹터의 실적과 주가를 연계한 지표를 통해 저평가된 종목들을 분석했다. 바이오업체의 경우 대부분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 실적 대비 고평가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단, 이 분석 결과는 단순 지표 비교로 투자 시 성공 가능성과는 연관이 없다. 저평가된 종목이 향후 평가절하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된 지표는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PER(주가수익비율)과 기업 가치에 부채를 반영한 EV/EBITDA이다. 두 지표 모두 수치가 낮을수록 저평가된 종목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보고서인 3분기까지 누적 실적, 11일 장종료 기준으로 코스피 의약품 섹터에 등록된 종목 중 PER가 가장 낮은 종목은 유나이티드제약이다.
이 기간 유나이티드제약의 PER 수치는 8.93. 코스피 의약품 섹터 중 유일하게 10을 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종근당홀딩스로 10.50을 기록했다. 이어 한독 12.31, 하나제약 12.70, 광동제약 12.71, 대원제약 13.13, 종근당바이오 13.19, JW생명과학 13.53 등이 실적에 비해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으로 나타났다.
EV/EBITDA 배수를 보면 종근당홀딩스가 4.50으로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채 비율이 낮아 실제 모수인 기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어 삼진제약이 5.06, 광동제약인 5.48, 환인제약 5.86, 유유제약 5.92로 뒤이었으며 유나이티드제약은 6.73으로 여섯번째에 위치했다.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제약 섹터는 두 지표 모두 평균치가 코스피를 상회했다. 실적보다는 향후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종목은 PER 수치가 2400을 넘었다.
코스닥 상장 제약사 가운데 대한약품이 PER 기준 6.78로 가장 저평가된 종목으로 나타났다.
기초수액제 업체인 대한약품은 3분기까지 매출 1249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을 올리며 10년 이상 역성장 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식 가치는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으로 디에이치피코리아 8.20, 에스텍파마 8.45, 경동제약 9.01, 신일제약 10.19, 삼아제약 10.55로 이어졌다.
EV/EBITDA 배수에서는 디에이치피코리아가 2.71로 가장 낮았으며 대한약품이 3.66, 경동제약 3.86, 휴온스글로벌 3.91, 삼아제약 3.97, 신일제약 5.00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제약바이오섹터 내에서 실적에 비해 주식 가치가 낮다. 다만 지표가 낮다는 것은 앞으로 주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와 미래 가치가 낮다는 해석이 동시에 가능하다.
저평가된 종목은 대부분 신약 개발보다는 개량신약, 기존 제품을 통한 당장의 실적 위주 기업으로 분석된다.
증권가 관계자는 "PER이나 EV/EBITDA 모두 주식의 가격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도구이지만, 이를 투자에 곧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며 "제약바이오섹터 시장 자체가 기대 가치가 중요한 포인트다. 실적과 미래 가치를 균형 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