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구성안 등 상정 안건 2건 모두 불발
최대집 회장 "임총, 화합과 발전 계기로 삼겠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불신임안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안이 모두 부결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29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어 지난 12월초 박상준 대의원(경남)이 제안하고 81명의 대의원이 찬성해 발의한 ▲의협 회장 불신임의 건과 ▲의협 정책 방향 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가칭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을 표결했다.
이날 204명의 대의원 중 122명이 '의협 회장 불신임'을 반대해 불신임안이 부결됐다. 82명의 대의원이 불신임안에 찬성했지만 136명의 가결 정족수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관에 따라 회장 불신임은 재적 대의원의 2/3가 참석, 참석 대의원의 2/3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비대위 구성건 역시 202명의 대의원 중 140명이 반대에 표를 던져 부결시켰다. 찬성 62명으로 가결 정족수 101명을 밑돌았다. 정관에 따라 비대위 구성안은 재적 대의원의 과반수가 참석, 참석 대의원의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의협 전체 재적 대의원은 239명이다.
의협 집행부는 회장 불신임안은 물론이고 비대위 구성안 등 이날 상정된 2가지 안건 모두 부결해야 한다고 대의원들을 설득했다. 대의원회가 의협 집행부의 요구대로 이날 2가지 안건을 부결해 최대집 의협 집행부는 남은 임기 동안 안정적인 행보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단상에 올라 "불신임안 상정은 저 자신의 부덕함이 가장 큰 이유로 무거운 마음으로 지난 임기 1년 8개월을 뒤돌아보고 있다"고 말하고 "의료계의 중추인 대의원이 지혜를 모아 이번 임총을 전 회원의 화합과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로 만들어 달라"며 불신임안 부결을 호소했다.
불신임의 이유로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해명했다.
최대집 회장은 "더 뉴 건강보험안은 수가 정상화에 방점이 찍는 제안으로 문케어와는 다른 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문케어를 강행하려는 시점에서 '저부담 저수가' 체계에서 벗어나 '적정부담 적정수가' 체계로 가야 한다는 제대로 된 화두를 의료계가 던져야 할 시기라고 판단해 '더 뉴 건강보험' 안을 제시했다"라고도 덧붙였다.
박상준 대의원은 불신임안 제안 사유로 '더 뉴 건강보험안이 문케어와 다를 바 없으며 적법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제안됐다"고 지적했다. 그에 대한 반론인 셈이다.
의협 산하 위원회를 구성할 때 "특정 직역이나 단체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적이 없다"라고도 밝혔다. '정치적 편향이 크다'는 지적에도 "정무적인 판단 범위 안에 있는 정도로 민주당 정권이 강행하는 문케어를 막으려다 보니 편향된 것으로 오해를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대위 구성안에 대한 찬반 토론도 거셌다.
박상준 대의원(경남)과 최상림 대의원(경남), 이동욱 대의원(경기)은 '비대위를 구성해 투쟁의 전권을 줘야 한다'라며 비대위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송명제 의협 대외협력이사와 김세헌 대의원(경기), 엄철 대의원(전북), 안원일 대의원(대구) 등은 비대위 구성안을 반대했다.
찬반 토론 이후 진행한 투표에서 대의원들은 비대위 구성안을 부결시켰다. 결국, 최대집 의협 집행부가 요청한 대로 이날 상정된 2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박상준 대의원은 지난 12월 초 ▲더 뉴 건강보험(안) 공론화 과정과 의결 절차의 적법성 ▲대의원 수임 사항 미실행(상대가치위원회 구성) ▲불법 PA 교육을 시도한 대한심장학회와 합의서 작성, 불법 용인 ▲진찰료 30% 인상 불발에도 투쟁하지 않아 회원을 기만한 행위 ▲산하단체 배제 후 임의단체 통한 회무 수행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분당서울대병원 파업 관련 민주노총 노조원 고발 ▲CT 비전속 인력 규정 개선 요구한 대의원회 수임 사항 위배 ▲회원 기만한 배신행위 등으로 불신임안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