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1
잎사귀들이 비되어 내리는 계절이다
떠도는 악몽을 흥건히 축이고 예정된 방송을 기다리는 시각
응급실에는 고개 숙여왔던 한숨들을 떠올리며
가까워지는 사이렌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다
휘파람처럼 들리는 알림 소리에
우리는 한 올의 주파수 되어 튕겨 나갈 준비를 한다
옥상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젊은 여성이
빗물을 몰고 들어왔다
그녀로부터 어떠한 대답도 돌아올 수 없음을 잘 알지만
들리지 않는 라디오를 켜두는 습관을 우리는 잊지 않았다
누군가에게서 멀리지기 위해
이 소리는 점점 작아지는 것일까
연고 없는 사연처럼
철저히 외면된
청취 메시지를 오늘도 써본다

▶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2014년<시와사상>등단. <필내음>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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