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 중단' 2년 간 8만 명 넘었다

'연명의료 중단' 2년 간 8만 명 넘었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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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급증...올해 최대 70만 건 예상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죽음에 대한 인식 바뀌어"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택. 연명의료결정 제도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뜨겁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8만명의 환자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불필요한 연명의료 없는 죽음을 맞이했고, 미리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혀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건수도 53만건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는 16일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을 만나 연명의료결정법 이행 상황 및 향후 과제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명희 원장은 연세의대를 졸업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다. 4년 여간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연명의료결정제도 도입 초기부터 제도이행 상황 등을 챙겨오다, 지난 1월 5일 원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김 원장에 따르면 2018년 2월 4일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23개월 동안 모두 8만 3명이 연명의료중단을 이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건수는 같은 기간 53만건, 연명의료계획서는 3만 5000건을 넘어서고 있다.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관심은 해를 거듭할 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건수는 2018년 10만건에서 작년 43만건으로 4배 이상, 계획서 또한 1만 5000건에서 2만건으로 1.4배 정도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건수는 70만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원장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건수가 2018년 월 2만건 수준에서, 작년 하반기 월 4∼5만건으로 크게 늘었다"며 "이대로라면 올해 등록건수는 적어도 50만건, 많게는 70만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명윤리정책원은 예상치 못한 예산부족 사태를 걱정하게 됐다. 예산수립 시점 기준에서 등록 인원을 추산해 24만 명을 기준으로 예산을 짰는데, 등록건수 증가세가 이를 크게 웃돌면서 예상치를 훌쩍 넘어섰다. 

김 원장은 "증가세가 가팔라 예산추계가 완전히 엇나간 상태"라며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예비비나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필요 예산은 등록카드 발급 및 우편발송 비용이다. 생명윤리정책원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시 희망자에 한해 플라스틱 카드형태로 등록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김 원장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후 증표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며 "주로 60∼80대 고령층에서 카드 발급 수요와 만족도가 매우 높다. 관련 예산의 추가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리기관 공식통계에 따르면 2019년말 현재 연명의료 결정 및 이행이 가능한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 의료기관은 전국 252곳,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은 161곳으로 집계됐다.

김명희 원장은 "제도 시행 이후 죽음을 둘러싼 국민의 의식변화와 따뜻한 마무리를 위한 문화적 인식이 전환되는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고 있다"며 "제도 안정화를 위해 앞으로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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